아들은 바라던 대로 하버드를 졸업하여
원하던 일에 매진하고 맨해튼을 좋아하는
딸은 소신대로 컬럼비아를 택하여
날개를 가다듬고 비상하려 한다
빈손이라도 이 나라는 넘치는 지원으로
실력만 갖추면 넉넉하게 학업을 마치고
주류에 진입하는 길이 넓게 펼쳐져 있어
지체할 수 없는 숨 가쁜 고행일 수도 있고
두려운 암막의 시절일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에겐 얼마나 뜨거운 여정이었던가
결핍의 고랑과 차별의 비소가 풀무가 되어
절로 용솟음치게 하지 않았는가
고난의 여정이 꿈을 이루고 불변의 인내가
적확한 열쇠라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적시에 다가와 준 행운도 부정할 수 없으니
앞으로 펼쳐질 날들에 더욱더 고개 숙이고
더 큰 도약을 위해 웅크리고 우러러보리라
201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