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망한 길거리서 잃은 것들이
그 중 몇은 거기 남아
살고 있어서
호도나무 다리 뻗는 햇살 틈으로
오다가다
당신의 문을 연다.
열어도 여태 문 밖에 서서
내 열망의 설친 바람아
돌아오기를,
더도 덜도 말고
그 세월만 얹혀서
질긴 연(緣)줄로만 마주치기를.
낯설지 않게,
내 일상의 기후
낮은 가락에
천둥번개 섞어서 쏟아지기를.
호도나무 다리 뻗는 햇살 틈으로
비좁게
비좁게
돌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