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은 비어있다.
오직 네가 와서
가득 채워주기를 기다리는 뜻으로
이것을 하나 마련하였다.
소리치는 것보다
차라리 눈을 감고 인내의 한 때
그리고 멀리
떠나가면 그만인 구름 같은 마음을
아아 이 조그만 면적에 기대서
나는 나의 반평생을 저울질한다.
애절한 박모
안개 서린 골목길
부슬비 오는 밤에
나는 먼 여행길에서 돌아오고 있다.
때로 나는 회의하고
때로 나는 눈물을 흘린다.
그것들이 얼룩진 초가집 영창 밖에
밤을 새워 우는 가을 풀벌레.
귀를 기울이면 가랑잎이 지는데
조심스런 네 발자욱 소리가 들린다.
비어 있는 내 마음의 갈구의 표지
창에 불이 켜 있는 것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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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고전이죠. 이형기 님의 시.
시 올리던 많은 분들이 바쁘신가 봐요. ^^*
한참 동안 글을 안 올리셔서, 의무감(?)에
집에 있는 시집을 뒤적거리다
학생시절에 읽었던 먼지 쌓인 시집에서
이 시를 골랐습니다.
이형기 님의 시는 읽고 있으면
마음이 괜히 선해지려 합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선한 마음 가지고 오늘은 저도 창에 불을 한 번 켜 놓아 볼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