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우리들 사랑도 속절없이 저물어
가을날 빈 들녘 환청같이
나지막이 그대 이름 부르면서
스러지는 하늘이여.
버리고 싶은 노래들은 저문 강에
쓸쓸히 물비늘로 떠돌게 하고
독약 같은 그리움에 늑골을 적시면서
실어증을 앓고 있는 실삼나무
작별 끝에 당도하는 낯선 마을
어느새 인적은 끊어지고
못다한 말들이 한 음절씩
저 멀리 불빛으로 흔들릴 때
발목에 쐐기풀로 감기는 바람
바람만 자학처럼 데리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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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눈을 떠서 손에 잡힌 책이
이외수의 사색상자였다.
예전에 읽을 때 참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했는데
재치도 있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외수의 글은 많이 올라와 있는데
이 시가 올라와 있는지 역시
찾지 못해서 올려보았다.
덤으로
이외수 아저씨 글에 이런 것도 있네요.
[오늘 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 마디
어두운 밤거리의
가로등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기 위해 거기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