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스무아흐레 어머니는 시루떡을 던져 앞 바다의 흩어진 물결들을
달래었습니다. 이튿날 내내 靑苔밭 가득히 찬비가 몰려왔습니다. 저희
는 雨期의 처마 밑을 바라볼 뿐 가난은 저희의 어떤 관례와도 같았습
니다. 滿潮를 이룬 저의 가슴이 무장무장 숨가빠하면서 무명옷이 젖은
저희 一家의 심한 살냄새를 맡았습니다. 빠른 물살들이 土房門을 빠져
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저희는 낮은 沿岸에 남아 있었습니다.
모든 近景에서 이름 없이 섬들이 멀어지고 늦게 떠난 木船들이 그 사이
에 오락가락했습니다. 저는 바다로 가는 대신 뒤안 장독의 작게 부서지
는 파도 소리를 들었습니다. 빈항아리마다 저의 아버님이 떠나신 솔섬
새울음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물 건너 어느 계곡이 깊어 가는지 차라리
귀를 막으면 南灣의 멀어져 가는 섬들이 세차게 울고울고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붙들었고 內地에는 다시 연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그럴
수록 近視의 겨울바다는 눈부신 저의 눈시울에서 여위어 갔습니다. 아
버님이 끌려가신 날도 나루터 물결이 저렇듯 잠잠했습니다. 물가에 서
면 가끔 지친 물새떼가 저의 어지러운 무릎까지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어느 외딴 물나라에서 흘러들어온 흰 상여꽃을 보는 듯했습니다.
꽃 속이 너무나 환하여 저는 빨리 잠들고 싶었습니다. 언뜻언뜻 어머니
가 잠든 胎夢 중에 아버님이 드나드시는 것이 보였고 저는 石花밭을 넘
어가 燐光의 밤바다에 몰래 그물을 넣었습니다. 아버님을 태운 상여꽃
이 끝없이 끝없이 새벽물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朔望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그러나 바람 속은 저의 死後처럼 더 이상
바람 소리가 나지 않고 木船드이 빈 채로 돌아왔습니다. 해초 냄새를
피하여 새들이 저의 무릎에서 뭍으로 날아갔습니다. 물가 사람들은 머
리띠의 흰 천을 따라 內地로 가고 여인들은 還生을 위해 저 雨期의 靑
苔밭 넘어 再拜三拜 흰떡을 던졌습니다. 저는 괴로와하는 바다의 內心
으로 내려가 땅에 붙어 괴로와하는 모든 물플들을 뜯어 올렸습니다.
內陸에 어느 나라가 망하고 그 대신 자욱한 앞바다에 때아닌 배추꽃들
이 떠올랐습니다.
먼 훗날 제가 그물을 내린 子宮에서 燐光의 항아리를 건져올 사람은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