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도계 *
안재동
운전대엔 각도계가 없다
그럼에도 아주 꾸불꾸불한 길을
운전자는 자동차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운전은 그렇게 감각으로 한다
과속하지 않고
운전대에 급한 각도의 변화만 주지 않는다면
자동차의 안전에 특별한 문제는
발생되지 않는다
사람은 일생 동안 자기 자신을 운전한다
자동차 운전보다 더 단순하거나
어쩌면 더 복잡한 운전일 지도 모르지만
자동차 사고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운전 사고가 훨씬 많은 듯하다
사람의 머리에도 각도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