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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눈 오는 날의 단상
날짜
:
2005년 01월 21일 (금) 8:05:04 오전
조회
:
2162
* 눈 오는 날의 단상 *
안재동
전투력을 상실한 나라에
점령군처럼 내려온다
도도하게 떨어지는 함박눈
오염과 분진 검댕들 몽땅
대지에 파묻히고 있다
꾸들꾸들 굳어버린
권태와 무료함도 묻힌다
우리네 각자의 손익이 그려진
담벼락, 철망을
자유로이 넘실대며 떨어지는
저 분방한 눈
들판엔 내던져야할
내 가진 어떤 욕심들과
부끄러움들이 보이지 않는가?
현란하던 잎들
다 떨구어진 나무들
내게 보이는 것은
모든 것의 단순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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