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동전 *
안재동
나 어릴 적, 돈이 매우 귀하던 세상
사람들이 저마다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던 시절
심한 기관지염을 앓던 나를 백여 리 이상 떨어진
보건소에 데리고 가신 어머니가
먹성 시원찮던 내게 과자 사먹으라며
빛바랜 동전 두 개를 쥐어주셨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동전으로 구할 수 있는 물건이 별로 없어
사람들은 동전을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나는 동전을 볼 때마다
이젠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어머니의
따뜻한 손을 생각한다
지금으로부터 한 100년 정도만 지나도
동전들은 박물관 같은 곳에 놓여
가끔씩 사람들의 눈길을 끌거나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동전이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 다닐지도 모르지만
동전을 보고 날 생각해 주는 이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