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
詩:나무늘보, 박민철
계사년 김천일에 초혼의 꽃이 피어나다
썩어 문드러진 적장 푸른 사롱에 뒈지고
교긍하는 뱃대지 천추의 한으로 뒤집힌다
아! 목이 터져라 치받던 진주성 싸움
하롱하롱 꽃잎 지는 날
그대 지켜은 비봉산의 꽃대궁도 울었다
은빛 비린내 남강에 번진
의암은 순국의 백로로 떨어지고
속은 점점 순결함으로 치밀어 오르는데
물뿌리 긴 종달새 선혈의 깊이로 울어 제낀다
조선의 무덤 가운데 정렬히 슬픈 신세 있으니
목맺히게 춤추는 서장대 다시 돌아눕기가 귀찮다
까락져 내리는 촉석루 그때를 동여매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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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월간 <모던포엠> 2월호
2005, 월간 <문학21>,2, 이달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