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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키가 큰 비가 내렸다
시/ 나태주
유난히 키가 큰 비가 내렸다,
키 작은 그 애를 위하여.
유난히 눈이 하얀 비가 내렸다,
눈이 까만 그 애를 위하여
산장,
사방이 유리창으로 싸여 있는 집,
유리창으로 담쟁이덩굴이 기웃거리는
집에서.
비가 되었다.
담쟁이덩굴이 되었다.
음악 뒤에 몸과 마음을 숨겼다.
비어 있는 의자,
그 애가 보이지 않아서
갑자기 나는 불안해졌다.
선생님,
뭘 두리번거리시는 거예요?
비 속에서 웃고 있었구나.
담쟁이덩굴 속에서 웃고 있었구나.
음악 속에서 웃고 있었구나.
사뿐,
그 애는 의자에 돌아와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