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 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님
06.28
가슴이 아려올것 같은 고운글 몇번이고 되풀해서 읽어 봅니다.
오지도 않을 사람 종일을 창가에 기대서서 기다려 봤죠.
행여나하는 생각에 사람의 그림자만 봐도 실눈같이 가느다란 눈을 동그랗게 떠 보았지만
그때마다 보이는 것은 타인의 모습뿐, 거기 서서 뭣해........
너무한적해서 사람구경 한다구요. 창밖 함께 바라보실래요?
싱그운사람 난 또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나해서.....
난 베란다를 뒤로한체 거실로 들어서며 의미 심상한 웃음을 흘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