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에게 가려고 바다로 왔다 * / 안재동
해에게도 구름에게도 바람에게도
언제나 공평한 미소를 던져주는
푸른 바다는
그 얼굴과 자태가 하도 고와서
해가 혼자서
남의 얼굴 따갑게 하는 줄도 모르고
넋나간 듯 바라보지만
구름이 어느샌가 나타나
해를 가리고선
키득거리며 바라보지만
바람이 이내 숨차게 달려와
시샘하듯 구름을 내쫒기도 하면서
해도 구름도 바람도 그렇게
앞다투어 좋아하는 바다는
그 속에서
온갖 고기떼들이며 어초들을
어머니 품 속의 아기처럼
따뜻하고 평화롭게 지내게 하는데
가끔, 해와 구름과 바람의
치열한 다툼질로 괴롭기도 하지만
제 스스로는
절대 짜증내거나 성내는 몸짓 없이
언제나 온화하게 웃고 있는 바다.
그런 바다 같은 너.
너에게 가려고 바다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