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새는 말이 없지만 */ 안재동
표정 없는 거만함
논두렁에 박혀있는 한 덩이 바위 마냥
고독한 마음
스치는 바람으로 전해 온다
대쪽같이 키는 높이 자라지만
부끄러운 듯 고개 떨굼은
발 밑에 묻어 둔 사랑 때문이다
가냘픈 몸집
때론 폭우가 파도처럼 때려도
넘어지지 않음은
기다림의 몸부림이다
민들레 씨 나풀거려 떨어지는 곳
귀 대어 들어보면 안다
가슴속 알박혀 있는
그리움, 미움, 갈망 벅차 올라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