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벅머리 흩날리는
가을의 넋두리를 들으며
황량한 도시의 모퉁이에
쪼그려 앉는
갈증나는 홑겹의 11월
일상을 넘어선
열오른 호걸들이
소리치는데
흩날리는 더벅머리는
요원한 세상
을씨년한 가로등
한적한 플랫폼
스산한 바람따라
흔들리는 깃발
곧 서리가 내리고
동토가 될 대지위에서
졸고만 있을 수 없지
눈 크게 뜨는
홑겹의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