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가 물을 흠뻑 빨아들인다 오래 참았던 울음처럼 메말랐던 스펀지가 물에 닿을 때 온몸의 세포마다 가득가득 차오르는 물소리 이렇듯 차오른 물의 무게가 내 몸을 이루고 나는 뜬금없는 슬픔의 무게에 눌려 내 몸을 주저앉힌다
나는 또 오래도록 기다려야만 할까 그 누가 나를 선 듯 들어올려 한 손에 꽉 쥐어 짜줄까 징징거리는 내 속의 물들이 몸 구멍마다 차올라 출렁대며 부대끼며 넘치는 소리 넘치는 내 속의 내가 한정 없이 요동치며 그 누군가를 찾아가는 소리 그렇게 흘러가버린 나를 찾아 또 수도 없는 내가 철벅철벅 떠나가는 소리 흘러가 누군가의 몸에 닿은 듯 실타래 같은 물의 뿌리들 길게길게 뿌리 내리는 소리 너무 아득해 부르지 못했던 너, 아니 너무 가까워 볼 수 없었던 너 너의 나를 칭칭 휘감아 돌며 치며 철썩대는 소리
스펀지가 흠뻑 물을 빨아들이듯 그들을 빨아들인다 내가 빨려든다 누구의 아픈 몸속일까 지금 여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