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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숲으로 간다 -백무산-

free     날짜 : 2000년 03월 30일 (목) 6:40:28 오전     조회 : 4929      
높은 산에 올라 구름 아래 마을을 보면
사람과 마을들이 저리 하찮다
그러나 산을 처음 올라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결론에 고개 끄덕이지 않는다.

저것도 저리 하찮은게 아니라
천지가 저리도 크다
우리가 살아 가는 곳이 티끌보다 작고 짧으나
그것도 한 세상 천지의 조각도 천지

마음이 넓은 자리에 올라서 보면
삶이나 역사나 인간의 능력이 저리 하찮다
그러나 처음 내려다본 사람이 아니라면
영원의 조각도 영원이라는 것을 알리라

다만 티끌만큼 작은 세상에 사는 내가
산 위에 사는 나에게 나날이 들키며 산다
그 일도 지겨워
숲으로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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