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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빼앗긴 이름 한 글자

안동주     날짜 : 2000년 11월 24일 (금) 11:42:30 오후     조회 : 1688      
처음엔 나도 몰랐어
호박꽃 속에 든 게 양벌이란 것을
우리 나라 벌이 많은 곳에선
사이 좋게 살지만
양벌들의 수가 많아지면
싸움을 일으켜
몸집이 작은 우리 나라 벌들을
마구 죽인단다

우리 나라 벌들은
자꾸 쫓겨나서
지금은 두메 산골에서만 살지
'벌'이라는 한 글자 이름마저
서양꿀벌에게 빼앗기고
이름 석 자"토종벌'로 불리면서

기름에 튀긴 양념 통닭 맛있지
어떻게 기르는지 아니
조금도 못 움직이게
철창속에 가두어서
모래밭 한 번 못 휘젓고
싱그러운 풀잎 한 번 못 뜯어 먹고
수입 사료 먹으면서 살만 찐 닭이야

본디 우리나라에선
닭을 놓아 길렀지
꼬-끼-오 홰를 치며
새벽을 알려 주었는데
지금은 깊은 시골에서만 살지
'닭'이라는 한 글자 이름마저 빼앗기고
'토종닭'이라 불리면서

개도 그렇고
소도 그렇고
몇 년 안걸려
쌀도 그렇게 될지 몰라
우리 나라 짐승들
우리 먹을거리
하나 둘 이름 빼앗기며
사라져 갈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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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주
11.24
구냥 복사해서 읽으새유
안동주
11.24
고냥 봐(ㅗㅗㅗㅗ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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