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종소리 [김옥곤]
김 옥 곤 홈페이지: http://myhome.netsgo.com/kyungon/fairy.htm
도돌이는 밤마다 바다종소리를 들었습니다.
폭포의 물줄기가 바닷물과 맞닿는 곳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파도를 타고 멀리서 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데-엥..., 쏴 철썩..., 뎅...데에엥..., 쏴아 처얼썩, ...데-에에엥,...철썩, 데-엥...뎅, 쏴아...데엥...철썩...... "
도돌이는 바다종소리를 듣다가 할아버지한테 들켜 혼이 나고는 했습니다.그러나 거의 매일 밤, 폭포의 물줄기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인제 할아버지의 꾸중쯤은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 도돌아, 이놈아. 우린 장어란 말이다, 장어. 괜히 용이 될거란 그런 헛된 욕심은 버려라. 그 종소리에 홀려 바다로 가면 목숨을 잃게 된다니까, 그래. 넌 아직 너무 어리단 말야. "
할아버지 장어는 긴 수염을 부들부들 떨며 이렇게 달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도돌이는 오히려 할아버지가 딱해 보였습니다.할아버지가 못나 보이기까지 했습니다.그러면서 마음 속으로는 이렇게 다짐을 했습니다.
( 난 꼭 용이 될 거야. 그래서 엄마 아빠를 만나 볼 거야.그리고는 다시 돌아와 할아버지를 모시고 하늘 나라로 가서 모두 함께 살 거야. )
도돌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벌써 여러 달이 됩니다.
그 날도 도돌이는 징징 울면서 보챘습니다. 물지렁이도 엄마 아빠가 있는데 난 왜 없느냐고 할아버지에게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마지못해 대답했습니다.
" 네 엄마 아빠는 용이 되기 위해 바다로 갔단다. "
할아버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용? 용이 뭔데......? "
" 용이란, 하늘과 바다를 마음대로 오르내리며 비를 내리게도 하고 바람도 일으키는 신비스런 동물이지. "
" 야, 근사한데.바다로 가면 모두 용이 되는 거야, 할아버지? "
" 그건 아니란다.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얘긴데, 바다종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찾아 가야 그 소원을 이룰 수 있단다. 거긴 동해바다라고, 어린 너가 헤엄쳐 가기엔 아주 멀고 먼 곳이야. 그 바다 깊은 곳에 커다란 종이 하나 빠져 있거든. 그 종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용이 될 수 있다고 한단다. "
" 야, 신난다! 할아버지, 나도 용이 될래요. 난 용이 돼 엄마 아빠를 찾을 거야.엄마 아빠도 틀림없이 용이 되어 있을 거야.그런데 할아버진 왜 이곳에서만 살아, 응? "
할아버지는 어린 도돌이가 설마 용이 되기 위해 바다로 가리라곤 상상도 하질 못했습니다.그래도 걱정이 되어 이렇게 타일렀습니다.
" 도돌아.용이 되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 폭포를 지키며 사는 것도 참 좋은 일이란다.이 할애빈 이곳을 떠나 살 수 없어요.까마득한 옛적부터 우리 조상들은 여길 지키며 살아왔거든.용이 되겠다고 떠난 장어도 있었지만 여기서 행복하게 살다 죽은 장어들이 훨씬 많단다.그러니 너도 이 할애비하고 오래 오래 사는 거다, 응? 용이 되겠다는 생각은 헛된 꿈일지 몰라. "
그러나 도돌이의 귀에는 할아버지의 말이 더 이상 들려오질 않았습니다.아니, 다음날 밤부터 당장 도돌이는 바다로 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고요한 밤이라야 바다종소리를 잘 들을 수 있기도 했지만 할아버지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가 가장 좋은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도돌이는 오늘밤, 할아버지 곁을 떠나기로 했습니다.종소리만 들을 것이 아니라 바다종을 직접 찾아나서기 위해서입니다. 밤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 난 꼭 용이 되어 할아버지한테로 다시 돌아올 거야. )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도돌이는 힘차게 꼬리를 움직여 바닷물을 헤쳐나갔습니다. 어쩌다 작은 고기 한 마리가 옆을 스쳐가도 더럭 겁부터 났습니다.
바다 밖으로 고개를 내밀 때면 달빛과 별빛이 어울어져 출렁거리는 물결이, 바다종소리를 싣고 와 찰랑 귓가에 부서졌습니다.
얼마동안 그렇게 헤엄을 쳤을까요.
도돌이는 자신도 모르게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바닷물은 비단이불처럼 도돌이의 작은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엄마의 품속처럼 아늑한 바닷물에 몸을 맡기고 떠내려가던 도돌이가 다시 눈을 뜬 것은 이른 새벽녘이었습니다.
갑자기 눈이 부셔 눈을 떠보니 바다끝에서 커다란 해가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시린 눈을 비비며 사방을 둘러보아도 파란 빛 바다뿐이었습니다.그때 누군가 도돌이의 꼬리를 살짝 건드렸습니다.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숭어 아저씨였습니다.
" 꼬마야, 뭘 그리 멍청히 보고 있니? 혼자서 어딜 가는 거야. 겁도 없이. "
" 난 꼬마가 아니예요. 도돌이예요.바다종을 찾고 있는데 길 좀 알려주셔요, 숭어 아저씨. "
그러자 숭어 아저씨가 뽀금뽀금 웃음을 피워 올렸습니다.
" 뭐라고? 너가 용이 되겠다고? 여긴 아직 제주바다야.동해바다까지 갈려면 얼마나 멀고 힘든지 몰라. 넌 아직 너무 어려. 집으로 돌아가, 아가. "
" 아저씨, 전 바다종을 찾아 가서 꼭 용이 돼야 해요. 길만 가리켜 줘요, 네? "
" 허, 참. 그렇게 소원이라면 고래아저씨한테 한 번 부탁해봐.뱃속에라도 혹시 태워줄지 모르지.오, 마침 저기 고래 아저씨가 오시는군. 이것 봐요-. "
숭어 아저씨는 고래 아저씨와 몇마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잠시 후, 고래 아저씨는 입을 크게 벌리고 도돌이에게 어서 타라는 듯 눈을 끔벅거렸습니다.
도돌이는 두눈 딱 감고 용감하게 고래의 입안으로 뛰어 들었습니다.미끄럼을 타듯 곧 고래의 뱃속으로 세차게 빨려들어 갔습니다.속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캄캄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요.벼란간 몸이 빙글빙글 돌다가 수많은 고기떼와 함께 도돌이는 고래의 입밖으로 토해져 나왔습니다.
도돌이는 바짝 정신을 차렸습니다.기절해서 죽은 고기도 있었으니까요.
고래 아저씨는 두 눈을 끔벅거리며 말했습니다.
" 여기가 동해바다야.나는 북해로 가야 된단다. 아기 장어야, 안녕."
안녕. 안녕. 도돌이도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고래 아저씨는 물기둥을 뿜어올리며 금방 멀리 가 버렸습니다.
동해바다는 맑고 깨끗했습니다.파도가 칠 적마다 바다종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습니다.
그렇지만 도대체 어디서 종소리가 들려오는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마침 정어리 아줌마가 지나가기에 물어보았습니다.
" 아줌마, 바다종이 있는 곳을 아셔요? "
" 바다종? 거긴 왜...? "
" 용이 될려고요. 그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용이 된다면서요? "
그러자 정어리 아줌마가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며 깔깔깔 웃었습니다.
" 뭐, 용이 될거라고? 이 바보야, 그 얘긴 바다의 전설일 뿐야.그래, 아기 장어야, 넌 어디서 왔니? "
" 제주도 서귀포에서 왔어요, 아줌마. "
" 저런, 쯔쯧. 거기서는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는 모양이지.하긴 며칠 전에도 황해에서 늙은 조기 한 마리가 찾아왔다가 실망만 하고 돌아갔지.어린 너도 먼 길을 왔는데, 참 안됐구나."
도돌이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하지만 여기서 되돌아 갈 수는 없습니다.
" 아줌마. 그럼 그 종이라도 한번 보고 갈래요. "
" 그래? 그렇담 대왕바위 밑에 사는 문어 할아버지를 찾아 가봐. 실은 우리도 말만 들었지 그 종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단다. "
정어리 아줌마는 이제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습니다.
대왕바위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까 꽁지느러미를 까닥 쳐들어 가리켰습니다. 뭍이 가까운 바다쪽으로 정말 작은 돌섬이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도돌이는 돌섬을 향해 부지런히 헤엄쳤습니다.대왕바위라는 그 돌섬은 금방 손에 잡힐 듯 하였으나 꽤 먼 거리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도돌이의 이마에는 진땀이 흘렀습니다.파도에 몸을 맡기고 푹 쉬고 싶었지만 도돌이는 이를 악물었습니다.
마침내 돌섬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도돌이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바다물 속 깊이 잠수를 했습니다.
바다 속에 잠긴 돌섬은 생각보다 넓고 컸습니다. 많은 고기떼가 도돌이를 스치고 지나 갔으나 문어 할아버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돌이는 큰 소리로 문어 할아버지를 불러 보았습니다.
" 문어 할아버지이---. "
그러자 등 뒤에서 갈고리 같은 발이 하나 쑥 나오면서,
" 웬 놈이냐. "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도돌이가 깜짝 놀라 뒤돌아봤습니다.
커다란 문어 한마리가 여덟 개의 다리를 춤추듯이 흔들면서 시커멓게 뚫린 바위 구멍을 빠져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어 할아버지는 어린 장어를 보자, 눈을 퉁방울처럼 크게 하고는 웬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도돌이는 절을 넙죽하고나서 바다종이 있는 곳을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문어 할아버지는 도돌이의 말을 듣고는 너털웃음을 쳤습니다.
" 원, 녀석. 어린 것이 대단한 용기로군. 좋아, 내가 안내를 해주지.그렇지만 나도 바다종 가까이는 갈 수가 없단다.거긴 워낙 신성한 곳이라 이곳에선 누구든지 함부로 접근하길 꺼리지. 너도 겁이 나면 뺑소니를 쳐야 한단다.아직 아무도 그 종속에 들어갔다 제정신으로 나오는 걸 못봤단다.얼마나 종소리가 황홀하고 크게 울리는지 깜박 정신들을 잃어버리거든.한번 그 종소리에 취해버리면 영영 기억을 잃어 버리게 된단다.물론 자신의 이름도 고향도 잊어버리고 결국 바다를 떠돌다 목숨을 잃게 되지.어떠냐, 그래도 꼭 거길 가야겠느냐? "
도돌이는 머리를 끄덕였습니다.문어 할아버지는 끌끌 혀를 차고는 앞장을 섰습니다.
문어 아저씨가 여덟개의 다리를 세차게 움직여 바닷물을 가르고 앞으로 달려갑니다.도돌이는 할아버지를 놓칠새라 바짝 뒤를 따라 붙었습니다.
바닷속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다시마와 미역의 정글을 지나기도 하고, 불가사리와 홍합이 깔려있는 언덕을 넘어 가기도 했습니다. 간혹 빛갈이 우중충한 고기들이 다가왔지만 곧 횡하니 뺑소니를 치고는 했습니다.
바다종이 누워 뒹굴고 있는 곳은 거머리말이 수없이 자라고 있는무서운곳이었습니다.
시커먼 뻘밭에는 여기 저기 부서진 배의 조각들이 을씨년스럽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시뻘겋게 녹쓴 닻과, 아름들이 통나무 같은 부러진 돛도 보였습니다.
종의 몸에는 바다이끼가 퍼렇게 끼여 있어 언뜻 보면 큰 바위처럼 생겼습니다. 거센 물살이 깊은 바닷속을 휘젓고 지나 갔습니다.종은 그때마다 이리 딩굴 저리 딩굴 하다가는 녹쓴 닻이나 부러진 돛대와, 때로는 암초에 부딪쳤습니다. 그때마다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나왔습니다.
( 아, 저렇게 생긴 종에서 이런 고운 소리가 나오다니 ! )
도돌이는 황홀해서 몸이 떨렸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종이 한번씩 울릴 때마다 바다속은 순식간에 아름다운 음률로 출렁거렸습니다.음악처럼 고운 종소리는 빠른 물살을 타고 멀리 멀리 퍼져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문어 할아버지는 현기증이 일어나는지 몸을 비칠거렸습니다.더 이상 견디기 힘든지 왔던 길을 바삐 되돌아 가버렸습니다. 미처 인사할 틈도 없었습 니다.
도돌이는 숨을 죽이고 종 가까이 헤엄쳐 갔습니다.
먼저 이곳 저곳 종을 살펴보았습니다.그러다가 깜짝 놀랐습니다.종머리 모양이 꼭 누구하고 흡사하게 닮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 누굴까? 아, 이게 바로 용의 얼굴 모양일 거야. )
이렇게 생각해버렸습니다.
그러면서 도돌이는 어째 종 속으로 들어가기가 망설여졌습니다.그렇다고 여기가지 와서 포기하고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도돌이는 용기를 내어 종 속으로 들어가려고 머리를 디밀었습니다.
종 속은 칠흑처럼 캄캄했습니다.그러나 두눈 딱 감고 쑤욱 몸을 밀어넣었습니다. 그때, 무엇이 뒷덜미를 움켜 잡는 기분이 들어 재빨리 머리를 돌렸습니다.뒤에서 금방 무엇이 뒤쫓아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도돌이는 허겁지겁 도망을 쳤습니다.
숨이 턱에 차올랐습니다.
얼마를 그렇게 달렸을까요.갑자기 도돌이의 몸이 바닷물을 차고 하늘 높이 붕 떠올랐습니다.도돌이는 어쩔 줄 몰라 공중에서 허둥거렸습니다.순간 번개 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 갔습니다.
( 아, 아. 용이 될려나보다.정어리 아줌마의 말은 틀렸어.이제 난 용이 되는 거야. 도돌이가 용이 된다아-. )
그 순간, 도돌이는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워낙 하늘로 솟구쳐오르는 힘이 세었기 때문입니다.
도돌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이상한 곳에 갖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도돌이는 고개를 들고 자신의 몸을 이리 저리 살펴보았으나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코가 우뚝 솟고 번쩍거리는 큰 눈을 얼굴에 걸친 동물들이 뚫어지게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 박사님, 거 참, 희안한 일이군요."
"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중이야.자네도 알다시피 요놈이 무태장어임에 틀림없어. "
근데 어떻게 여기서 우리의 그물에 걸려들었는지 궁금하군. "
" 어떡하실건가요, 박사님? "
" 어떡하긴. 돌려보내 줘야지.요놈이 이래뵈도 천연기념물 어종이거든.서귀포의 천지연폭포에서만 사는 희귀한 놈이란 말야.우리들 연구를 위해 괴롭힐순 없지.우선 돌려보내고 천천히 연구해 보도록 하세. "
" 하, 요놈이 상당한 대우를 받는군요. "
" 그런가? 하하하. "
물론 도돌이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었습니다.두 어류학자들은 도돌이가 갖힌 수족관을 조심스럽게 선실 안으로 옮겨 실었습니다.
배가 바다 위를 달리자 수족관의 물이 가볍게 출렁거렸습니다.도돌이는 무섭기도 하고 지난 일이 후회가 되어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할아버지의 얼굴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
마침내 배는 제주도의 서귀포에 닿았습니다.도돌이를 담은 수족관이 배에서 내려지고 곧장 폭포까지 옮겨졌습니다.
박사님은 어망으로 파드닥거리는 도돌이를 떠서 건져 올렸습니다.박사님이 도돌이를 아프지 않게 조심스럽게 움켜 쥐었습니다.도돌이는 엉엉 울면서 바둥거립니다.
" 잘 가거라, 아기 장어야. "
박사님은 손을 털고 빙긋이 웃으십니다.
도돌이는 으악 소리를 지르며 빠른 속도로 폭포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습니다.
첨벙, 물소리가 났습니다.
도돌이는 허우적거리며 생각합니다. 이곳이 대체 어디일까. 이때 누군가 도돌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도돌아! "
" 앗! ...할아버지! "
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가 온몸을 꿈틀거리며 폭포의 물줄기를 헤치면서 달려오고 있습니다.
무지개빛을 뿜으며 쏟아져내리는 폭포의 물줄기를 거침없이 헤치며 달려오는 할아버지를 보자, 도돌이는 속으로 가만히 소리질렀습니다.
( 아, 용이다! 할아버지가 바로 용이다! )
동해바다 속의 종에 새겨진 용머리가 바로 할아버지의 얼굴을 쏙 빼닮았기 때문입니다.
도돌이는 할아버지를 우러러 보았습니다.
순식간에 할아버지가 도돌이를 휘감아 안았습니다.
도돌이도 힘껏 할아버지를 끌어 안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