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개구리가 있었어요.
파리 하나 잡아먹고,
\"아이고, 배고파.\"
모기 하나 잡아먹고,
\"아이고, 배고파.\"
그래서 어느 날 커다란
뱀 한 마리를 집어삼켰어요.
꿀∼꺽!
하지만 그래도 개구리 입에서는
\"아이고, 배고파.\"
하는 말이 나왔어요.
그래서 다음 날 더 커다란
코끼리 한 마리를 집어삼켰어요.
꿀∼꺽!
하지만 그래도 개구리 입에서는
\"아이고, 배고파.\"
하는 말이 나왔어요.
\"도대체 무얼 먹어야 배가 고프지 않을까?\"
개구리는 하루 종일 생각했어요.
'기차를 먹을까?'
'비행기를 먹을까?'
'저기 저 산을 통째로 먹어 볼까?'
마침내 개구리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래! 이 지구를 몽땅 삼켜 버리는 거야!
그러면 정말 정말 배가 부르겠지?
그리고 다시는 배가 고프지 않을 거야.\"
개구리는 입을 아∼ 벌렸어요.
그 때 올챙이 한 마리가 쪼르르 다가와 물었어요.
\"아저씨,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예요?\"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보면 몰라? 지구를 삼키려는 중이야.)
개구리는 입을 크게 벌려서 말도 제대로 못했어요.
하지만 올챙이는 그 말을 알아듣고 이렇게 말했어요.
\"뾰족한 산이 뱃속을 콕콕 찔러서
따끔따끔 아플 텐데…….
어쨌든 입이 그렇게 작아서야
어떻게 지구를 삼키겠어요?\"
개구리는 입을 더 크게
으아아아아∼ 하고 벌렸어요.
그 때 또 다른 올챙이가 쪼르르 다가와 물었어요.
\"아저씨,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예요?\"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올챙이는 그 말을 알아듣고 이렇게 말했어요.
\"바닷물이 너무 짜서 목이 바짝바짝 마를 텐데…….
어쨌든 입이 그렇게 작아서야
어떻게 지구를 삼키겠어요?\"
개구리는 입을 더욱 더 크게
쫘악∼ 하고 벌렸어요.
그 때 또 다른 올챙이가 쪼르르 다가와 물었어요.
\"아저씨,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예요?\"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올챙이는 그 말을 알아듣고 이렇게 말했어요.
\"구름하고 바람이 너무 많아서 방귀가 뿡뿡 나올 텐데…….
어쨌든 입이 그렇게 작아서야
어떻게 지구를 삼키겠어요?\"
개구리는 입을 더 크게, 더 크게
쩌어어어어억! 벌렸어요.
나무가 입 속에 들어가고,
바위가 입 속에 들어가고,
집들이 입 속에 들어갔어요.
모든 동물들이 개구리 입 속으로 들어가게 될까 봐
동굴 속으로 쏙쏙 숨었어요.
하지만 산이 통째로 입 속에 들어가고,
바다가 통째로 입 속에 들어가고,
바람과 구름도 모두 입 속에 들어갔어요.
개구리는 마침내 지구를 꿀꺽
삼켜 버렸어요.
\"으아, 정말 배부르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뱃속이 따끔따끔 아파 왔어요.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개구리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지요.
그리고 또 조금 있으니까
목이 너무 말라서 쩍쩍 달라붙는 것 같았어요.
\"아이고, 목말라. 아이고, 목말라.\"
하지만 아무 데서도 물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또 조금 있으니까 방귀가 뿡뿡 나왔어요.
배가 아프고 목이 마른 개구리는
눈물을 찔끔 흘렸어요.
그렇게 한참 있으니까 배도 슬슬 고파졌어요.
하지만 아무 데서도 먹을 것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엉엉엉……. 아이고, 배아파.\"
\"엉엉엉……. 아이고, 목말라.\"
\"엉엉엉……. 아이고, 배고파.\"
뿡뿡뿡, 뽕뿡뽕, 뿌부붕
방귀도 쉴새없이 나왔지요.
지구를 다시 뱉어낼 수도 없고,
다른 별을 또다시 삼킬 수도 없고…….
개구리는 어쩔 수 없이
깜깜한 우주를 둥둥 떠다녀야만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