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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자작나무-----안 도 현 님-----

자작나무     날짜 : 2000년 06월 12일 (월) 12:17:05 오후     조회 : 3002      

내가 새로 입주한 아파트에 자작나무가 심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는 꽤 들뜬 기분으로 며칠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남쪽 도시에서 자작나무를,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큰 해운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 때 한계령을 넘으면서 처음 보았던 자작나무를 거의 20년 만에 다시 만난것이다.

느티나무,사과나무,측백나무 등속과 함께 아파트 조경공사의 하나로 심어진 자작나무를 남들처럼 그저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길 수도 있다. 그리고 안 그래도 신경쓸 일이 많은 세상에 나무를 보고 마음이 들뜬다는 것은 하나의 사치에 속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새로 애인이 생겼을 때 갖는 설렘 이상으로 자작나무에게로 쏠리는 마음을 어디에다 숨길 수가 없었다.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아파트에 자작나무가 있어."
"뭐라고?"
"자작나무 껍질이 얼마난 하얀지 눈이 부실 지경이야."
"그게 놀랍게도 우리 아파트 조경수로 자라고 있단 말이야."
"너 혹시 잘못 본거 아니니?"
"그러면 이번 일요일에 우리 집에 와서 확인을 해도 좋아."
"너 은백양나무나 은사시나무와 자작나무를 구별할 수 있냐?"

친구는 제 두 눈으로 보기 전에는 여전히 의심이 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속으로 한바탕 욕을 퍼부어주었다.
"그렇게 남의 말을 못 믿으니 나이 사십이 되기도 전에 훌렁 벗어진 대머리가 되지!"

나는 다른 친구에게 또 전화를 걸었다.
그 친구는 지난 겨울에 러시아를 다녀왔는데,다른 것다 제쳐두고 자작나무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멋진 여행이었다고 자랑을 한 적이 있었디. 그 친구라면 자작나무한테로 쏠리는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줄 것 같았다.
"우리 아파트에 자작나무가 몇 주 서 있는데 한번 와서 보렴."
"오,그래?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나무인데..."
"뭔가 품격이 놓은 고매한 나무처럼 느껴지더라."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온 이 말이 친구의 심기를 건드린 것일까. 친구가 목소리를 나직하게 깔면서 아랫사람에게 한 수 가르치듯이 천천히 말했다.
"뭐니뭐니해도 자작나무는 러시아에서 보아야 해. 대평원을 기차로 달리면서 그 끝없는 숲을 바라보아야 제격이지. 영화 <닥터 지바고> 에서 처럼 그 배경으로 눈이라도 내린다면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댜. 바로 장엄,그 자체가 자작나무 숲이지."

나는 장엄이라는 말에 금방 기가 죽어버렸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 아파트의 어린 자작나무들은 장엄함과는 아주 거리가 먼 왜소한 체구로 곧 쓰러질 듯,쓰러질 듯 서 있었던 것이다.

자작나무는 정말 볼품없이 서 있었다.
쓰러지지 않도록 버팀목으로 받쳐두었는데도 바람이 불적마다 줄기 끝이 불안하게 흔들렸고,잎을 피워올리는 모양도 영 신통치가 않았다. 수액을 힘차게 끌어올리지 못한 어떤 곁가지는 푸른 잎도 한변 피우지 못한 채 말라가고 있었다.

이 도시의 기온과 토양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은 탓일까.
적정하고도 세심한 그런 배려가 없이 함부로 저를 옮겨 심어놓은
조경업자를 자작나무는 원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자작나무의 그 원망이 화살이 되어 인간 전체를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도 저도 아니라면 내가 자작나무가 꿈꾸지 못할 놓은 곳에 둥지 틀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가 화가 난 것일까.

자작나무를 만났을 때 나를 휘감던 기쁨은 어느 사이에 조금씩 벌레먹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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