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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시합...

tarzan     날짜 : 2000년 08월 19일 (토) 9:30:25 오후     조회 : 2105      
"그만 둬! 포기하라구! 넌 이미 졌어!"
사람들이 소리치면서 만류한다.
"지금 모든 것이 네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이번엔 아무리 해도 성공할 수 없다구!"

그래서 내가 실패의 그림자 앞에 고개를 떨구고 어깨가 축 처질 때마다 나는 어떤 달리기 시합에 대한 기억으로 다시 기운을 얻곤 한다.
그 장면을 회상할 때마다 희망이 다시금 내 약해진 의지를 일으켜 세운다. 왜냐하면 그 단거리 경주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내 영혼이 도로 생명력을 얻기 때문이다.

어린 남학생들의 달리기 시합이었다. 아직 얼마나 생생히 그 순간이 기억나는지... 흥분감과 자신감, 하지만 역시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선수들 모두가 흥분된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다. 운동장 양쪽에선 아버지들이 자신의 아들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소년들은 저마다 아버지에게 자신이 일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드디어 출발 신호가 울리고 선수들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건강한 가슴과 희망들이 불타올랐다. 우승자가 되고 그래서 그날의 영웅이 되는 것이 소년들 저마다의 바램이었다.

특히 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의 아버지 역시 군중 속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소년은 선두로 달려나가면서 생각했다.
"아빠가 자랑스러워 하실거야."
그런데 속도를 내어 약간 내리막진 운동장을 지나 얕은 웅덩이를 뛰어넘는 순간 우승자가 되리라고 생각했던 어린 소년은 그만 발을 헛디뎌 미끄러졌다.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다가 소년은 그만 두 팔을 헛짚으며 바닥에 얼굴을 문지르고 말았다. 관중들의 터져나오는 웃음 속에서...
그렇게 그는 자빠졌고 희망도 사라졌다. 이제 그는 우승자가 될 수 없었다. 창피한 나머지 그는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달아나고 싶었다. 하지만 소년이 넘어지는 순간 그의 아버지가 확신에 찬 얼굴로 일어섰다. 그 얼굴은 소년에게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일어나서 달려라!"

소년은 벌떡 일어났다. 다친 데는 없었다. 조금 뒤쳐진 것뿐, 그게 전부였다. 그는 뒤쳐진 것을 따라잡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달렸다. 얼른 다른 아이들을 따라잡아 우승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한 나머지 마음이 다리보다 더 빨리 달렸다. 그래서 그는 또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아까 포기했더라면 한번밖에 창피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난 이제 달리기 선수로선 희망이 없어.다신 경주에 참가하지 말아야 해."
하지만 군중의 웃음소리 속에서 소년은 아버지의 얼굴을 발견했다. 그 확신에 찬 얼굴이 다시 말하고 있었다.
"일어나서 어서 달려라!"

그래서 소년은 또다시 벌떡 일어났다. 맨 꼴찌에서 달리는 아이보다 열 걸음 정도 뒤쳐져 있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저 거리를 메꾸려면 정말 빨리 달려야 하겠어."
온 힘을 다해 달린 끝에 소년은 금방 그 거리를 따라잡았다. 하지만 선두까지도 따라잡으려고 애쓴 나머지 또다시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다.

난 졌어! 소년은 그곳에 엎어져 있었다.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대로 계속 달리는 건 무의미해.세번이나 스트라이크를 먹었으니 아웃이야. 다시 시도한다는 건 쓸 데 없는 짓이야."
일어나고픈 의지가 사라지고 모든 희망이 달아났다. 너무 뒤쳐졌고, 너무 실수 투성이다. 어쨌든 패배자가 되었다.
"일어나라. 넌 결코 패배하지 않았어. 승리한다는 것은 다른 게 아니야.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이 진정한 승리이지."
낮은 메아리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소년은 또다시 일어났다. 이기든 지든 최소한 중단하진 않겠다고 소년은 새롭게 결심했다. 이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너무 뒤쳐져 있었다. 여태껏 이렇게 뒤쳐져 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온 힘을 다해 마치 우승을 노리는 사람처럼 달렸다. 세번이나 그는 넘어졌지만 세번 모두 일어났다. 우승의 희망을 갖기에는 너무 뒤쳐져 있었으나 그래도 끝까지 달렸다.

우승자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관중은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일등을 한 선수는 자랑스럽게 고개를 쳐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넘어지지도 않았고 창피를 당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세번이나 넘어졌던 소년이 맨 껄찌로 결승선에 들어서는 순간 관중은 일제히 일어서 더 큰 환호를 보냈다. 달리기를 끝까지 해낸 것에 대해...

소년이 비록 고개를 숙이고 자신감을 잃은 채 마지막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관중의 박수소리로 따지면 소년이 곧 우승자였다. 아버지에게로 다가간 소년은 풀이 죽어서 말했다.
"잘 해내지 못해 죄송해요."
소년의 아버지가 말했다.
"나한테는 네가 우승자다. 넌 넘어질 띠마다 일어났어."

불행하고 힘든 시기가 인생에 닥쳐올 때 그것을 견딜 힘조차 없을 때 그 어린 소년에 대한 개억이 나의 달리기를 도와준다. 왜냐하면 인생 전체는 그런 달리기와 같은 것이니까.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는 것.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당신이 해야할 일은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

"그만 중단해! 포기하라구! 넌 이미 졌어!"
사람들은 아직도 내 얼굴에 대고 소리친다. 하지만 내 안의 또다른 목소리는 말한다.
"일어나 어서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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