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현 이에게
늦은 봄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날이구나..
잘 지내지?
가까이 살면서도 자주 만나지 못한다 그지?
현이가 벌써 6학년이 되었구나.
맑고 착하게 자라는 현이를 볼 때마다 무척 대견스럽단다
요즘도 책 많이 읽지? 책읽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것 알고 있지. 이모부가 우리 이현 이를 위해서 책 한 권 소개하고 싶어.
이모부가 이 책 '나는 네가 보고 싶어( 글/조민희 그림/윤문영 계수나무 펴냄)'를 접하게 된 것은 지난 어버이날 민준 이가 카네이션과 책 한권 그리고 편지를 건네는 것이었어. 기쁜 마음으로 편지를 보니 어려울 때 도와줘서 고마웠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씌어 있었어. 저번에 치른 중간고사를 그르치고 낙심하는 민준 이에게 위로를 해 준 것이 딴에는 고마웠었나 보더라구. 많이 자랐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대견스러웠단다. 건넨 책을 펼치려다 문득 얼마 전 민준 이가 재미있게 보던 책이 생각나 책상에 가 보았더니 있었어. 단숨에 읽었지.
그 책이 소개하려는 '나는 네가 보고 싶어' 라는 책이야. 동안은 흥미 위주의 소설이나 에세이 등을 주로 읽어 왔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동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어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었단다.
책이란 것이, 독서란 것이 보는 이, 접하는 시간, 상황에 따라 각기 그 느낌이나 감동이 사뭇 다르다는 것 알지? 이모부의 느낌은 순수의 시대로 되돌아 간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 었어. 배경과 시대 상황은 내 사춘기 때와는 다르지만 충분히 공감 할 수 있었어. 사춘기 소녀들의 감정변화와 사소한 것 하나 까지도 놓치지 않고 배려한 작가의 감성에 고마움을 느꼈어.
이현아.
앞에서도 조금 언급했지만 책이 주는 감동은 모든 이에게 다르게 나타나는 거지. 현이 에게 이 책이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해. 책 속의 위니가 되고 은아가 되어 동화 속에 들어간다면 아마도 읽는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거야.
현이 에게는,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 해 보면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니? 궁금해지네.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용을 잠깐만 들려줄게.
위니와 펄로 대변되는 사춘기 두 소녀는 많은 시간을 같이 하며 우정과 사랑을 키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위니는 롤러를 즐겨 타는 은아 에게 그만 탈 것을 권유 하지만 은아는 거절한다. 지금 은아 에게는 롤러 타는 즐거움을 뺏기는 것은 싫은 일이었으니까. 아주 소중한 물건이었지. 이때부터 친구와 소중한 물건 사이에서의 갈등은 시작되지. 결국 은아는 ......
이현이는 어떡하겠니? 정말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와 물건 중하나를 선택하라면 말이야.
이 대답을 듣기 위해 작가는 꼼꼼하고 섬세한 필치로 소녀들의 조그마한 감정 변화까지도 긴 시간을 이야기한다.
여기 까지만 이야기하고 다음 이야기들은 읽고 난 후 같이 이야기 해 보자. 여의치 않으면 편지 보내도 좋고 알았지.
현이도 두 예쁜 소녀들과 만나서 좋은 친구들이 되었으면 해. 그런데 책 좋아하는 현이가벌써 읽었으면 어떡하지?
싱그러웠던 5월이 다 가고 이제 더운 여름이 다가 오고 있어. 항상 건강하고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시간들을 잘 갈무리해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맑고 밝게 생활하기를 바란다.
-2002년 싱그런 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