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 언니
언젠가 서점에 들러서 책을 보는데 유난히 눈길을 끄는 표지가 바로 봉순이 언니 였다. 난 주로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을 사는 터라 두말 않고 책을 내 두손으로 가져 왔다.
봉순이 언니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때 어떤 내용 읽지 너무 궁금했다.
봉순이 언니.... 몇번이고 되뇌어 보아도 자꾸만 초등학교때 읽었던 몽실언니의 이미지가 떠 올랐다.
TV 프로그램에서도 추천해준책... 그래서 더 관심을 끌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말이 없었던 것 같다.
언니의 인생에는 사랑이라는 말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이 더욱 내 마음을 슬프게 했던 것 같다.
한 남자에게서 배신당하고 모두 원하는 사랑이었지만 이룰 수 없었던 사랑...
봉순이 언니를 믿고 따랐던 짱아!
짱아의 어머니이자 봉순이 언니를 거두어 주었던 아주머니는 나쁜 것 같다.
처음에는 봉순이 언니가 훔치지 않은 반지를 훔쳤다고 하고...
하지만 나중에는 그 오해가 풀리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봉순이 언니는 세탁소 남자에게 사랑을 담아둔 마음을 뺏겨 버렸다.
하지만 몇 달 후 새 생명을 안고 돌아왔다.
결국 짱아 어머니의 도움으로 그 아이를 낙태하고 상처를 아물어갔다.
그 동안 짱아는 다섯 살이라는 나이에 이웃집 식모살이를 하는 언니에게서 술과 담배를 배울자 어머니께 많이 혼났다. 그래서 혼자 놀아야 했다.
늘 옆에 있어 주었던 봉순이 언니가 없어서 허전함 때문에 그랬을까?
봉순이 언니의 지난날 상처 때문에 한 시골의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두사람의 사랑은 보잘 것 없는 사랑이었지만 진정으로 사랑했다.
다른 사랑 못지 않은 사랑을 하였다.
하지만 남편은 몹쓸 병이 걸려 저 멀리 떠나가고 말았다.
넷 이라는 자식을 남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봉순이 언니는 사랑 받지 못했던 여자이기에 자신의 자식에게까지 사랑이라는 것을
주지 않았을까?
나는 봉순이 언니의 일생이 너무나 가여웠다.
사랑이라는 것을 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이라는 것을 나누어 줄 수가 없다 는걸...
봉순이 언니는 시련이라는 고통이 올 때마다 그것을 피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봉순이 언니는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불평을 한다고 한다.
물론 나도 내 자신에 대해서 불평을 한 적이 많다.
그것은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하지만 난 내 자신이 이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물질 적인 고통보다는 이룰 수 없는 마음속의 고통이 더욱 더
힘들 다는 것을 느꼈다.
봉순이 언니는 내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였다.
한 송이의 꽃을 피우려고 했지만 꽃 봉우리밖에 되지 않은 꽃... ...
그것이 봉순이 언니의 일생인 것 같다.
봉순이 언니가 그 모진 고통을 꺾어 내리라고는 상상조차 해보지도 않았다.
조금만 힘들어도 힘들다고 투덜대던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런건 힘들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나는 행복해야할 것을 힘들다고 표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너무나도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다시 돌이켜 준 이책이 너무나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