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길용영치"작
수많은 삼국지의 표본중 나의 손에 들어오게 된 두꺼운 또 강렬한 빨간색의
다섯권의 삼국지. 익숙치 않은 한문들, 세로로 된 낡은 책이었다
값을 보니 \\1,400 놀랄수밖에 없었다 처음 접한 것은 고1 겨울방학때였다
벌써 세번째 읽는 것인데 이제야 겨우 눈에 들어오는거 같아 글을 남겨본다
지금으로부터 1700여년전 방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이란 대국이 있기까지..
때는 후한시대, 황하의 유비 이야기로 책은 시작되고 있었다
효성지극한 유비의 모습, 가난하지만 옥골선풍의 자태를 지닌 어딘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유비는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길을 떠났던 중 장비와
관우, 그리고 그의 첫째 부인이 될 홍부용을 만나게된다
위인 뒤에 항상 그렇듯 훌륭한 어머니가 계시다 바로 유비의 어머니..
어머니가 없었던들 유비,관우,장비의 그 유명한 도원결의가 있었겠는가
당시 세상은 남아의 힘이 권력으로 난무하던 시절, 어수선한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것이 사람목숨이요 법이란 곧 '의'를 맹세한 패거리의 우두머리로 인해
정해지는 것이었다 이런 때에 의병을 모집해 나라의 큰 도적인 황건적을 토벌하게
된것이 삼형제의 첫 전쟁이었다 몇번의 전투끝에 삼형제는 절실히 느끼는 것이 있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적을 무찌른다는 한 목적이었으나 정작 전장에서는
실세와 명예가 중요하다는 그것이었다 아무리 학문과 무예가 출중한들 그에 맞는 관직이
말할 기회를 주고 빽그라운드가 있어야 더 높은 곳으로의
보장을 해주고 있었다 유비처럼 훌륭한 왕족의 핏줄이라도 누가 알아주어 현재까지
그 세가 이어지지 않는 뒷방 왕족은 더욱 내세울 무엇이 안되는 것이었다
공손찬 밑으로의 합세로 시작하여 삼형제는 인맥을 넓히며 이름을 알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는 중에 유비는 조조를 만나게 되었다 훗날의 피의 칼부림을 예견해주듯
둘은 서로에게 범상치않은 영웅의 기운을 느끼게된다
그때만해도 황건적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었으므로 둘은 한편이었다
황건적이 토벌된 뒤 세상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세력다툼으로 더욱 시끄러워진다
비옥한 땅을 차지하기 위해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기를 반복한다
또다른 세계인 궁궐에서는 어린 천자를 위해서란 명분으로 섭정이 이루어지고
제일 먼저 권력을 낚궈챈 동탁이 천자를 갈아치우고 무자비한 살상으로 왕처럼 군림하나
영웅호걸에겐 미인이야기가 뒤따르는 법. 충신의 딸인 초선의 미인계로 결국
비참하게 죽고만다 그러나 스스로 영웅임을 자처하는 호걸들이 각지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평화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왕권은 항시 위협받는 법이니까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십만의 오합지졸보다 단 한명의 호걸과 충실한 신하가
필요한법, 천하호걸인 여포에게는 용맹은 있으나 지혜가 부족했고 누구보다 많은
군사를 가지고 있는 원소는 담력이 부족했다 손자병법의 저자인 손자의 후손으로
존망있는 가문의 손견은 충신의 간언을 듣지 않음으로 서른일곱의 짧은 인생을 마감했고
자신의 야망을 위해선 '의'도 버리고 목숨을 아낌없이 뺏는 조조조차 충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군자의 덕과 용모를 갖춘 유비는 어떻게보면 참으로 우유부단함이 있다
문무를 겸비한 관우가 이를 보좌해주고 장비의 겁없는 용맹이 이를 뒷받쳐주니
유비는 황제로서의 야망을 더욱 견고히했다 하겠다
삼국지는 또한 주군들의 싸움 뿐만이 아니라 전략을 짜는 군사들의 지혜싸움이 치열했다
용감무쌍한 영웅호걸들을 앞세워 온갖 꾀를 내어 주군의 야망을 두뇌와 입으로써 이뤄준다
싸움의 승패는 또한 군사와 군사 개인의 명예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관우, 장비의 투정에도 뜻을 꺽지않은 유비는 그 유명한 '삼고초려'끝에
'와룡선생'이라 불리는 제갈공명이라는 당대 최고의 두뇌를 얻을수 있었고
이것으로 천세가 유비에게로 흐른다는 강한 메세지와 함께 유비의 처세술을 감탄케한다
동탁이 죽고 권력을 차지한 조조는 서서히 야심을 드러내 동탁과 같은 정세를 펴고
이에 분한 각지의 제후들의 움직임에 합류한 삼형제는 조조에게 패하여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아무리 적군일지언정 진정한 의인은 대접해 주는 법. 조조는 이때 관우의 호걸됨과
유비에 대한 충의를 흠모해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여포에게서 빼앗은 적토마를 선물하고
잦은 주연으로 관우의 마음을 유혹해본다
그러나 오히려 마음을 다치고 만다 어디를 비교해 보아도 유비보다 꿀릴것이 없는
조조였지만 관운장같은 목숨을 바치는 충신이 없다는 것을 한탄하고 적토마를 타고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는 위엄을 더욱 갖추게 도와준 셈이었다
이로서 유비의 덕과 관우와 적토마, 성질급한 용맹의 장비, 제갈공명의 두뇌..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뭉침으로 유비는 천하통일의 대망을 이룰 조건을 모두
갖추고 뜻을 펴나갔다
크게 세분된 대륙, 천자를 끼고있는 조조와 강동의 손권, 그리고 하북의 원소
원소의 대국은 형제간의 골육상쟁과 조조로 인해 멸망을 맞게된다
자신의 묵을 땅이 없는 유비도 여러차례 어려움을 겪게 되나 제갈공명의 꾀와
두 아우의 용맹으로 드디어 넓고 비옥한 땅 한중을 차지하게 된다
유비가 조조에게 어려움에 처했을때 강동의 사신으로 도움을 청하러 갔던 제갈공명의
기지는 실로 감복할만한 것이었다 강동의 오나라와 손잡고 조조를 치고 또 견제하고 이렇듯
삼국으로 분열된 대륙을 빼앗기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어느덧 전장에서의 생에도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각기 제 나라의 부강을 꾀하며 국력을 키우고
안정적인 부강한 나라들로 급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삼국은 각자 독립된 나라임을
천명하고 스스로 천자임을 자칭하여 국가를 세우게 된다
위국의 조조, 한중의 유비, 오의 손권...
당대를 주름잡던 영웅 조조와 유비는 이때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삼국의 끊임없는 싸움이 계속되고 모두 강한 나라인지라 쉽사리 승패는 나지않았다
그러던 중 삼형제의 둘째 관우가 제일먼저 세상을 떠나고 뒤를 이어 조조
그리고 셋째 장비의 죽음.. 유비의 슬픔은 이루말할수가 없었다 아직 젊은 공명이 있었지만
유비하에는 관우, 장비가 죽음으로 맹장이 부족하게 될수밖에 없었다
유비 살아 생전에 대업을 이루고저 공명은 몇번의 출사표를 던지고 온갖 지혜로
승리를 이뤄냈고 그것은 또한 적에게 제갈공명이라는 한사람에 대한 두려움에 이어
한중이라는 나라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하는 것이었다
뒤따라 유비도 죽음을 맞고 홀로이 남은 공명의 한중에는 관우, 장비, 황충같은 맹장이
부족한 유약한 나라가 되고만다 건강하지가 못한 공명도 24편의 병서를 남긴 채 명을 달리하고
인재가 없는 한중은 결국 위나라에게 항복하게 된다 '구안의 선비'라 일컬어지며
강한 군주의 면모를 보여왔던 손권도 70을 끝으로 생을 마감하고
손권같은 혜안이 없는 다음 군주는 무능으로 위국의 공명 사마염에 의해
오나라도 항복되고 이로서 천하통일의 기틀이 한중이 아닌 조조의 뿌리 위국에 의해 마련되었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을 맺고 있었다 누구에겐가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삼국지를 많이 읽은 사람은 친구로 두어선 안된다고 나이를 막론하고 이로운 삶에 대한
꾀를 안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역시 삼국지를 여러번 읽었고 또 앞으로도
정독하여 몇번을 더 읽을지 모를 사람이기에 그 얘기에 지금은 꼭 맞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어느정도의 공감은 할 정도이다
많은 인물들이 소개되어 특유의 성격과 인품으로 적이 되고 내편을 만들고
의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절개, 부모에 대한 효성, 그리고 어쩔수없는 이성에의 본능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또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후세인들에 대한 경고를 주고 있었다
나 하나의 안식을 위해서 잘못된 줄을 잡았을 때 잠시는 평안하겠지만 곧 화가
닥친다는 것이고 나의 잘남과 못남이 다른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더 크게 빛이 될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살아야하는 세상에서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하게 또 때로는 멈춰있기도 하면서
나에게 온 기회를 잡는다면 천하통일같은 방대한 꿈은 아닐지라도 철이 들면서 세우게 된
자신의 소박한 꿈들은 이룰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시 접할 역사이기에 다음번에는 전쟁의 지략과 승패의 원인과 결과에 초점을 두고
글을 써볼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