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도라는 제목을 듣고 제일 먼저 생각이 난 것은 칼을 든 어떤 여자의 그림이었다. 그리고 여자가 없는 섬을 생각하기도 했고, 우스운 얘기이지만 무같이 생긴 여자도 생각해 보았다. 나는 여러가지 상상과 기대속에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처음 시작은 어떤 그림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그 그림에 담긴 사연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무당 모화, 낭이, 욱이 모두 상상이 되었다.
모화에게는 아들하나, 딸하나가 있는데 딸 낭이는 자신이 데리고 살고, 욱이는 절간으로 보낸다.
나중에 욱이는 예수쟁이가 되어 돌아온다. 모화는 무당인데 말이다. 예수쟁이가 되어 돌아온 욱이, 그의 엄마 무당 모화, 그것을 지켜보는 말못하는 낭이.... 이 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는 아주 묘했다. 두 모자 사이에는 신앙적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고, 욱이와 의붓 남매지간인 낭이는 욱이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품게된다. 그리고 결국 모화는 욱이를 죽이고 만다.
모화가 우리의 전통 풍습을 지키려 한 것은 좋지만,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며, 너무 자신의 것만을 고집하는 어리석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것만을 지나치게 고집하다가 끝내 자기 자식을 죽이고 말았으니 말이다.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모자지간에 종교나 문화가 다를지언정 어떻게 엄마가 자기 자식을 죽일 수 있는지..
내가 생각하기엔 모화는 엄마이기 보다는 자기가 받들고 섬기는 종교를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았다. 도덕 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외래 문화를 배제하기만 하고 우리 전통 문화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닌 것이다.
모화처럼 무조건 전통적인 것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외래 문화와 우리의 전통 문화를 슬기롭게 조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