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생각해왔다. 무엇이든지 그에 대한 역사는 한 번쯤 알아볼 필요가 있고,
내가 그것과 함께 일생을 보낼 것이면 더 중요하다고. 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음악사의 시작은 무엇이며 음악사란 것 안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꼭 역사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음악의 모든 면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다는 건 좋을 일이다. 답을 알지 못하면 답답하겠지만.
신동헌의 재미있는 음악사이야기는 나름대로 좋은 이야기들을 차례대로 펼쳐놓고 있다.
물론 역사적순서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지만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쭉 읽으면서 너무나 많은 궁금증을 품게 되었다.
그 궁금증의 첫 번째는
'어떻게 몇 십 만년 전에 사람들이 음을 만들게 되었고, 우리는 또한 어떻게 그것을 음악으로 볼 생각을 했을까' 하는 문제이다.
이런 질문을 해 놓고 보니 이 문제에 자신있게 답을 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된다.
내가 왜 저런 궁금증을 갖게 되었냐하면, 그것은 음악사이야기의 첫 페이지의 내용때문이었다.
말과 음악 중에서는 음악이 먼저 발달되었다고 한다. 알 듯 말 듯하지만 음악이 먼저 발달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당시의 음악은 지금의 음악보다 훨씬 간단하고 저것이 음악인지 울음소리인지 구분하지 못 할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어떻게 현재까지 발전 할 수 있었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아무리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해도 현재의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그만큼 사람들의 생각이 한정되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뭔가를 창조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과학만 발전해 간다.
아주 이론적인면만. (독후감을 쓰다가 이런 이야기로 넘어가서 나조차 당혹스럽지만 몇 마디만 더 쓰려고 한다.)
과학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우리 인생자체가 과학에 매달려서 지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고,
자기 자신의 인생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중세 이전의 음악을 제쳐두고 중세음악부터 보게되면 처음에 음악은 종교에 의해서 발전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초기 기독교 음악도 고대 유태 음악에서 발전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기독교 음악과 이슬람교 음악등이 생겨나면서 음악은 점점더 발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슬람교 음악이 출연한 후에 노트르담 악파가 나타났는데, 이 때 처음 악보라는 것을 사용하게 되었다.
노트르담 악파는 오르가눔이라는 선율의 변화가 미묘한 곡을 만들었는데 이 곡이 너무 부르기 힘들어서 악보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종교음악 등이 발 전되어가다가 1350여년 쯤 페스트(흑사병)로 인구가 엄청 감소되었을 때 사람들은
'페스트는 하나님의 노여움'으로 생각하여 기독교인들의 신앙심이 무너졌다.
페스트가 유행하고 있을 때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 삐뚤어진 선율이 발생하곤 했는데 이것을 '아르스 노바'라 했다.
아르스 노바는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였으므로 당연히 이상하게 들릴 수 밖에 없었으나,
음악의 한 장르(?)가 또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페스트라는 전염병에 의해. 오래간의 페스트 유행이 끝나고 르네상스가 다가온다.
르네상스가 인간중심주의인 만큼 르세상스 시대에는 그런 음악이 많이 생성되었다. 또 기악곡이 만들어 졌는데,
이것은 춤을 출 때 쓰는 무곡에서 비롯되었다.
마르틴 루터의 음악개혁이 있고, 로마악파는 성악 위주로 베네치아 악파는 기악위주로 하는 곡들이 나타났고,
그 이후에는 바로크 시대가 왔다. 바로크 시대부터는 현재 우리에게 크게 알려진 작곡가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비발디, 헨델, 그리고 바흐가 그 출발점에 서있는 이들이다. 비발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계라는 곡을 작곡하여 이름을 널리알렸으며,
작곡 못지 않게 바이올린을 잘 켰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아들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바이올린을 사랑했던 마음은 그 누구도 못지 않았다. 그 당시 비발디 못지 않은 메시아를 작곡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헨델이었다. 그는 수상음악과 메시아를 작곡했으며, 많은 오페라를 만들어냈다. 이런 헨델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 작곡가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이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아곡집은 아주 좋은 곡들이 많고 유명하기 까지 하다. 이 당시에는 피아노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챔발로라는 악기로 연주했는데, 평균율 클라비아곡집에 있는 곡들은 이 챔발로라는 악기에 걸맞는 곡들로 이루어졌다. 바흐, 그가 죽었을 때 그의 곡들이 분실되어 현재까지 바흐의 곡들이 남을 수 없었는데, 바흐가 죽은 100년 후 멘델스존과 같은 작곡가들이 이것을 살려내었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한가지 의문점을 제시하고 싶다. 멘델스존이 바흐의 곡을 살려내었는데 어떤 식으로 살려내었으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이 곡들은 바흐가 살아있을 때 쓴 곡과 완전히 일치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바로크가 끝난 후 로코코 시대가 온다. 그러나, 이 부분은 제외하고 바로 고전으로 넘어가도록 한다.
고전에는 음악을 크게 발전시켜 준 사람들이 많다. 물론 낭만에서도 쇼팽과 같이 낭만의 절정(?)을 이룬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고전주의로 넘어가게 되면 바로크, 바흐의 시대 때 있던 챔발로란 악기가 피아노로 교체(?)되어진다.
이런 고전에 대표적인 작곡가들에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있다.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하이든은 빈에서 베토벤을 가르치기도 하였으며, 여러 이름이 붙은 교향곡들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 교향곡의 이름이 멍청이 인 곡도 있었다.
이런 곡의 제목은 그 당시에 붙여진 것이 아니라 훨씬 후에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하는데, 곡이 느낌을 살려서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멍청이라는 곡의 느낌은 무엇이란 말인가(?)
모짜르트는 1000년의 최고의 작곡가이며 신동이었다. 물론 귀머거리였던 베토벤을 더 위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난 둘 다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5살 때부터 작곡을 했고, 14세 때는 9성부로 된 11분짜리 곡을 단 한 번 듣고 악보에 옮길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놀랄 수 밖에 없었고, 그는 그의 능력에 걸맞는 수많은 곡들을 작곡했다.
그런 신동이었고 천재였던 모차르트도 가난을 겪었었는데,
추운 겨운날에도 땔감이 없으면 부부가 춤을 추며 온기를 나눴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그런 모짜르트가 9성부를 듣고 악보로 옮겨적고 있을 때 베토벤이란 또 하나의 위대한 작곡가가 처음으로 세상에 발을 디뎠다.
베토벤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때문에 지독한 음악 훈련을 해야 했고, 그런 생활 속에 베토벤은 아버지에게 증오감만 생겼다.
그러다가 아버지에게 훈련받은 음악적 기술로 10세 때부터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17세에는 모짜르트 앞에서 즉흥곡을 연주했는데 모짜르트는 그 때 베토벤의 능력을 알아챘다.
어머님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으나, 교향곡으로 베토벤이 인정받고 있을 때쯤 그의 귀가 멀기 시작했다.
베토벤은 그에 대해 엄청난 괴로움을 느꼈다. 귀머거리가 되고 나서는 창작 수도 줄었으나,
그의 말기 작품들도 중기 못지않게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고전주의의 작곡가들이 있은 후에, 파가니니, 슈베르트, 쇼팽, 멘델스존, 리스트, 생상, 슈트라우스 등
많은 낭만주의 작곡가들이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전기에 쇼팽, 후기에 리스트를 본다면....
먼저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릴만큼 감정적이며 섬세했다. 그의 곡들은 거의 피아노곡들인데
고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선율을 만들고, 즉 말 그대로 로맨틱한 선율을 만들어 냈다.
그의 즉흥환상곡은 현재 많이 알려져 있고, 그 이외에 에뛰드 등도 많이 알려져있다.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던 리스트. (파가니니가 그만큼 바이올린에 대해 열정적이었다)
그는 파가니니와 멘델스존 등의 바이올린곡들을 피아노로 편곡시켰으며, 초절기교 연습곡들을 작곡했다.
리스트는 작곡, 편곡 뿐만아니라 교사로서 많은 피아니스트를 많이 양성하기도 했다.
근대 음악으로 넘어가게 되면 고전보다 자유로운 낭만보다도 더 자유로운 음악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근대 음악이 더 자유로워지면 (틀이 없어지는 것이아니라 틀 속에서, 물론 변형되는 것도 있지만) 현대음악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음악사는 원시(?)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음악의 역사를 정리해 주고 있다.
내가 이 '음악사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음악사는 곡이 만들어지는 것에 따라 발전한다' 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 독후감을 쓴 것을 봐도 신동헌의 음악사 이야기를 봐도 어떤 음악사책을 봐도 음악사는 작곡가와 그의 곡을 중심으로 발전된다.
나는 그것에 대해 크게 감동을 받았고, 앞으로 내가 그 대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게되었다.
이래서 나는 작곡을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나는 나서는 것이나 무엇을 앞장서서 하는 일은 잘 하지 못하지만,
내가 한 단체에 속해서 내가 짊어야만 하는 책임이 있고, 그것을 수행하고 나로 인해 무엇인가가 발전되고 대를 이을 수 있게 되길
항상 바래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것을 내가 좋아하는 일과 관련시켜 항상 생각해오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군데 군데 내가 느꼈던 느낌과 좋은 부분을 위에 쓰지 못해 지금부터 쓰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 몇몇마다 또는 그 곡의 부분부분 마다 이야기를 할 것이다.
처음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모차르트 소나타 8번에 대해서 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곡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 1악장을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 곡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알게 된 일이 하나 있었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쓴 곡이 있다는 데, 그것이 바로 소나타 8번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소름이 끼쳤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8번 1악장이 내 머리 속을 스치고 연주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 그 느낌에 대한 곡이라!! 나는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아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 그런 부분에서 나는 모차르트를 굉장히나 좋아했다. 존경하고 그렇다기 보다는 (예전에는 존경하고 또는 동경했지만)
지금은 좋아한다.
두 번째로 리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리스트의 말이 딱 맞다. "피아노의 파가니니".
그는 그의 말대로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었다. 피아노에 열광하는 아니 열광하는으로도 모자른다.
미칠정도의 수준으로. 그는 피아노를 사랑하고 연주했던 것 같다. 그의 에뛰드를 봐도 그렇다.
쇼팽의 에뛰드와는 또 다른게 리스트의 에뛰드는 고운 선율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곡,
에뛰드 10번과 12번이 그렇다. 리스트의 곡들 중에서 가장 좋은 곡은 라캄파넬라와 난쟁이의 춤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먼저 라캄파넬라를 보면 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 어느 누가 파가니니의 라캄파넬라를 이 아름다운 피아노 곡으로 재구성할 수 있겠는가.
옥타브, 아니 그 이상을 계속 움직여야하는 그 곡.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들어보면 아마 모두가 그 맛(?)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또, 난쟁이의 춤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누가 그런 방식(?)의 연주와 곡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리스트밖에 그러지 못한다.
나는 음악사 이야기를 읽기 전에 철학(?)적인 말들을 굉장히 기대했다.
그러나 읽고 나니, 그 부분은 내 기대에 발끝도 못미치는 부분이 되었다.
여태까지 음악이란 것을 항상 생각할 땐 철학이란 것과 사람의 심리와 굉장히 연관지어 생각해왔다.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지만 아마 나를 제외한 사람들 속에도 그런 사람이 꽤 있으리라 생각된다.)
플라톤의 육체보다는 영혼을 중시하는 것도 그렇고 음악은 감정의 모방이라는 말도 그렇고,
철학적인 면과 사람의 심리적인 면을 음악을 가지고 보여주고 있다.
이런 면이 음악사에서 극히 일부분이라도 할지라도 나는 이 부분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음악에 대한 사상들, 음악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생각들, 음악이 사람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등을 말이다.
누군지 기억나지 않지만 (장영주였던가?) 우리나라 유명한 연주자가 철학과를 다닌다고 알고 있는데,
음악을 알고, 음악을 즐기고 하는 사람들은 철학과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내가 만약 작곡을 지금 하지 않았다면 (물론 지금 안했어도 언젠가 했겠지만)
의예과나 철학 또는 심리학 쪽으로 내 인생의 방향을 정했을 것이다.
나의 음악이야기에서 나오는 (그것도 단 한 줄나오는 것이지만) 어떤 사람도,
의사가 되려다가 철학자가 되려다가 작곡가가 된 사람이있다. 역시, 음악을 아는 사람들은 관심거리도 비슷한 듯 하다.
역사성이라는 것. 참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음악사, 그 처음의 시대를 나는 내 눈으로 한 번 보고 싶다.
시작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리고 시작이 중요한 것을 나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음악사의 시작은 참 이해하고 알기 힘들다.
어떻게 음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고 지금의 기본음계 (도레미파솔라시도) 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곡의 형식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고.... 궁금한 것은 많은데 시작의 궁금증이 풀리지 않으니 그 이후의 문제도 다 풀리지 않는다.
나는 정말 궁금하다. 음이라는 것을 어덯게 만들어 냈는지. (현재로썬 깨달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음이라는 것 자체도 창조라고 보고싶다.) 또 궁금한 것은 지금 현재 내려져오는 고전, 낭만주의 등 (그 이전 시대도 포함해서)
그 때의 악보들이 현재까지 틀린 기보없이 내려져오는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런데 이것을 풀 방법은 없다. 미래에도 풀기 힘들고, 푸는 방법은 내가 직접 과거로 가보는 수밖에 없는데 그것조차 불가능하다.
음악의 시작, 음이라는 것. 그리고 현재까지 쓰여진 곡들. 그리고 미래에 내가 이어갈 곡들. 기대된다.
앞으로 우리 자손들이 알게 될 음악사에 내 이름이 혹시 올라갈지 누가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