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어린왕자 -생떽쥐베리
자료제공[좋은생각홈페이지]
1. 어른들을 위한 동화
작가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 책을 친구인 어른에게 바치면서 어린
이에게 용서를 구한다. 작가가 의도한대로 된것인지 이책은 흔히
들 어른을 위한 동화로 알려지고 읽히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
명한건 "어른만을" 위한 동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
어른(비록 주관적인 자기 생각이겠지만..)이 되어서 읽을때면 뭔
가 뜨끔한 것이 느껴지는 것이 어린왕자가 아닐까. 한때는 어린
이였던 어른들에게 순수의 세계로의 인도자 역할을 하는 것이 어
린왕자이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은 나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였다. 이 책
의 명성에 대해서도 의미에 대해서도 잘 모르던 그 때 독서후에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그리 큰 감
동은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후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
서 언어영역의 지문으로 또는 누군가의 글속에 간간히 섞인 예로
서 어린왕자를 부분적으로 접해보았다. 사막속에 어딘가 있을 우
물이라든지 여우의 길들임이라든지 또는 코끼리를 소화시키고 있
는 보아뱀 등 어린왕자 전편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한번
씩은 들어봄직한 유명한 이야기들로 어린왕자는 알려져있다...
아직은 어른이 되었다고 자부 (이 책에 의해 말한다면 그리 자부
할 것은 아니지만) 할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조금은 더 자란 후
에 첨으로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맑은 투명이었다..... 아직은
어린왕자의 맘으로 동화되었다고는 자랑스레 말하진 못하겠지만
어린왕자의 순수가 조금은 내게 맑은 느낌으로 영향을 준 것은
틀림이 없다.
2. 모자와 보아뱀
어린왕자를 읽으며 단 하나 반박을 느낀것이 바로 코끼리를 소화
시키고 있는 보아뱀그림이었다. 어른들이 보기에 단순한 모자에
지나지 않는 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뱀의 그림으로 순수를 가려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예전에 이 내용을 접했을 땐 주
관적인 생각없이 선생님이나 작가가 바라는 대로 "그렇구나"만을
남발했었다. 그러나 그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순수와 상상력의
유무전에 보아뱀이라는 동물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의 전제하에
서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의도를 짐작이나 할 수 있지는 않을까!
물론 상상력이 꼭 지식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만 그 그림을 "모자"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꼭 순수하지 않음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뱀을 아직
모르는 순수한 어린이에게 "모자"아닌 답변을 기대하는 것이 쉽
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한다. 아직은 이글에 대한 이해의 부족일지
도 모르겠다. 혹은 모자라고 대답한 나의 비순수에 대한 어설픈
변명에 지나지 않을것 같다.
3. 어린왕자의 순수
어린이의 순수를 나타내는 가장 흔하고 가장 훌륭한 예증으로 어
린왕자의 역할은 아주 크다. 겨우 집 한 채의 크기만한 어린왕자
의 별(소혹성 B612호라고도 하는)과 조금은 까다로운 불만을 토
로하지만 수천 수만개의 별을 보는 어린왕자로 하여금 행복할 수
있게 하는 장미꽃 한송이, 불을 뿜어대는 활화산 두개와 사화산
하나 작은 바오밥 나무들.. 해가 지는 고요한 풍경등이 어린왕자
의 별에서 그가 가진 전부이다.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 어린 왕자는 이 한마디로 어린 아이의
순수성을 대변한다.어린이의 눈으로 보는 어른들의 세상은 숫자
를 좋아하고 화려한 외관을 중요시하고 무슨일이든지 어린이가
친절하게 설명해 줘야만 알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가
어린왕자의 "아저씨는 어른들처럼 말하는군"이라는 말을 듣고
부끄러워 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4. 어린왕자의 순수의 잣대로 잰 세상
이 책을 읽는 어른들로 하여금 자신의 순수시대를 돌아보게 함과
더불어 이 책이 어른을 위한 동화로 인식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어린왕자의 세계에서 본 다양한 어른들의 행위에 대한 비판도 함
께 실려있다는 것이다.
권위와 그에 대한 복종을 상징으로 하는 "왕이 살고 있는 별"에
서의 왕은 모든 사람을 자신의 신하로 생각하며 자신의 절대권력
에 대한 존중을 받고자 한다. 자연현상의 섭리조차도 자신의 요
구에 의해서이며 자신의 정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러나
"권위는 이성에 근거해야 한다. ‥‥‥ 짐이 복종을 요구할 권
리가 있음은 짐의 명령이 이치에 맞는 까닭이로다."로 미루어 보
아 다분히 폭군적이지만은 않은것 같기도 하다.
두번째로 찾아간 곳은 허영꾼이 살고 있다. 홀로 있는 자신의 별
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가장 잘났음을 믿는 그리하여 숭배를 강요
하는 우리 시대의 홀로 독보적인 존재임을 확인하려는 자만과 허
영을 꼬집고 있다.
자신이 뭘 잊고 싶어하는지 뭘 창피해하는지도 모른채 술만 마셔
대는 술꾼이 살고 있는 별에서는 아무런 목적의식없이 허송세월
을 보내는 방관자 또는 염세주의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현시대의 물질만능주의를 상징하는 상인은 세상의 모든 것을 돈
으로 연결하고 그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으며 살고 있는 사람들
을 비판하다.
점등인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은 채 기계처럼
반복되는 인간의 기계화에 대해 지리학자는 행동없이 남에게 의
지해 말뿐인 사람을 비판한다.
그러나 어린왕자는 이러한 어른들에 대해서 분노하거나 거센 반
발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른들은 정말 이상하다"라는 의아
함으로만 그 별들에서 떠난다.
5. "나"와 "내안의 순수성"의 만남
몇개의 별을 떠돌다가 어린왕자는 드디어 지구에 도착을 하고 사
막 한가운데 비행기의 고장으로 표류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
"나"는 고독하고 외롭지만 평화롭고 아름다운 사막을 "내안의 순
수" 어린왕자와의 만남의 장소로 택했는지도 모른다. 어린왕자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질문을 하지만 결코 질문을 받아주는 적
은 없다. "나"는 가끔씩 혼잣말처럼 하는 어린왕자의 말로 눈으
로는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된다. 아마도 침묵으로
느껴지는 소중한 무언가를 전하려 했음은 아닐지...
사람들과 어울러져 살면서도 고독했던 "나"는 비로소 어린왕자와
의 참된 우정을 갖게 된것이다.
6. 관계를 맺다.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라는 뜻이란다. ‥ ‥ ‥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필요해질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것이고, 네게는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거야...."
"길들이는 건 어떻게 해야 하니?"
"아주 참을성이 많아야 해. 처음에는 내게서 좀 떨어져서 그렇게
풀 위에 앉아 있어. 내가 곁눈으로 너를 볼테니 너는 아무 말도
하지마. 말이란 오해의 근원이니까. 그러나 매일 조금씩 더 가까
이 앉아도 돼...."
"가령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시부터 벌써 행복하기 시
작할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을 느낄거야. 네시
가 되면 벌써 안절부절을 못하고 걱정이 될거야. 행복이 얼마나
값있는 것인지 알게 될거야...."
7. 사랑 우정 외로움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 맘으로 느껴야 돼..."
어린왕자가 말하려던 중요한 것을 나는 사랑과 우정과 외로움이라고
생각해버렸다.
아프리카의 사막에 도착한 어린왕자가 첨으로 만난 수수께끼 같은
뱀에게서 꽃잎이 세장달린 꽃에서 같은 말을 반복할줄 밖에 모르는
메아리에서 여우에게서 난 외로움을 느꼈다. 아마도 지구상에 있는
모든것들은 외롭다. 그렇지만 서로를 길들임으로써 우리는 사랑과
우정을 얻게 되고 그 특별한 무엇으로 연상되는 것을 봄으로 하여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저씨... 밤이 되면 별들을 쳐다봐... 내 별은 너무 작아 어디에
있는지 아저씨한테 보여줄 수가 없어. 그게 더 나아. 내 별이 아저
씨한테는 여러 별 중의 하나가 될거야.... 그러면 아저씨는 어느
별이든지 모두 쳐다보는게 좋아질거야... 그 별들이 아저씨에게 친
해질거구.. "
"사람에 따라 별들은 서로 다른 뜻이 있어. ‥‥ 그런데 아저씨는
별을 다른 사람들처럼 보지 않게 될거야... 내가 별들 중의 하나
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별 중의 하나에서 웃고 있을테니
까.‥‥‥그러니까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될거야!"
8.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별....
결국 어린왕자는 불만과 요구가 많던 겸손하지 않은 장미때문에 떠
나왔던 별을 그것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던 자신만의 장미를
위해 다시 고향의 별로 돌아간다.
"아저씨 내 꽃 말이야... 그건 내게 책임이 있어! 그런데 그 꽃은
몹시도 약해! 또 몹시 순진하고. 겨우 가시 네개를 가지고 외부로
부터 자기 몸을 보호하려고 해....."
어린왕자는 언젠가 아프리카의 사막에서 만난 뱀의 도움을 받아 자
신의 별로 돌아간다. 어린왕자가 말하듯이 그것은 죽는것 처럼 보
일 뿐 영원하고 완전한 죽음이 아니다. 아마 어린왕자가 생각하는
죽음은 인간의 뜻과는 다를지도... 어린왕자가 멀고 험한 길을 건
너 지금쯤이면 수만 개의 별중 하나에서 장미를 위해 양을 지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