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잠깐 눈이 오고 말았다. 그날은...
그저 그렇고 그런 날. 언제나 있을 법한 날... 너무도 단순하고 일상적인 하루가 가고 있었다.. 급식을 먹고 나오는데 하늘은 언제 눈이 왔었냐는듯 티끌 하나 없이 맑기만 하더라...
머리위에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런 날이었다... 나는 그런 꿈을 꾼다..내 머리위에 아무것도 없는 꿈을....
여전히 변함없이 밤 9시 30분만 되면 컴퓨터 앞에 앉아 타자를 두들기는게 일이다. 언제나 만나는 이름 모를 사람들, 글, 이상, 모니터.
단지 그뿐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변한 것은 없다. 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하지만.. 극적이게도 어머니가 빠지지 않는다. 내나이 열일곱. 나는 공부할 나이. 그리고 일년 반도 채 남지 않은 수능..?? 어떤 것이 내게 의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나는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고 앞으로도 그것에는 변수가 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언제나 내 생활 근처에 있는 엄마의.. 그동안 참아왔던 몇마디...
"공부 좀 해라- 별거 할 거 없으면 끄고 공부해-"
정말 몇마디 되지 않는 말에서 나는 얼굴이 굳는다..
"학기 초에는 하는 척 좀 하더니 너 고등학생 맞냐??"
이런 말.. 언제나 엄마의 말은 나를 쿡쿡 찌르기만 한다. 인생이 성적순이 아니라고 한 것은 언제나 엄마였고,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도 엄마였다. 그리고 그다지 나는 엄마를 실망시킬 만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엄마는 언제나 나에게 불만이 있다. 세상에 많은 자식들이 부모에게 불만을 가지듯 부모도 자식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식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잖아? 헌데도 부모는 자식에게 무엇인가를 바란다. 바람을 끊이 없다.. 인간의 욕심이란.. 어처구니 없이 천문학적인 단위로 넘어가는 한도 끝도 없는 그런것...
엄마가 말을 조금이라도 내게 이해조로 해주었더라면 덜 우울했을까??
어쩌면 내 자폐아적인 성격도 엄마와의 갈등에서 빚어 진것일수도 있다. 엄마는 유일한 나의 청중이고 나 또한 엄마의 유일한 이해할수 있는 친구이므로..
엄마가 만약,, "학기초에는 잘했잖아..조금더 노력해봐..힘들겠지만.. 기운내렴" 이라고 말을 해주었더러라면.. 그랬더라면.. 그냥.. 그랬더라면...
설사 그렇게 말했다 하더라도 나는 컴퓨터에서 손을 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속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 생활은 변화가 없다. 언제나 항상 일정하다가 아래로 쑤욱 곤두 박질 치곤 한다.
엄마가 보는 내 머리 위에는 수많은 것들이 지어져 있다. 대학? 좋은직장? 직위? 또는..인간성? 미래?
하지만.. 삶이 랄것도 없는 작은 내 시간속에서 내 머리 위에는 파란 하늘 밖에 없었다. 구름도 없었고, 작은 새조차도 있을 수 없었다. 나는 그런 존재다.. 더이상 위로 올라갈 곳도... 떨어질 것도... 존재 할 곳도... 나는 너무 싫다.. 내가 존재 하고 싶지 않다.. 울고 싶다.. 하지만.. 나 혼자 우는 것도 우습다.. 남들도 나와 항상 똑같은 조건이지만... 나는 울어야 한다. 언제나 그랬다. 하지만 울어야 할 곳은 없다. 내게 존재하는 자리는 없다.
내 머리 위에는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내게도 꿈은 있다..
나는... 하늘을 가지고 싶다...
하늘.. 이상주의..하늘.. 이상... 파란 하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