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는
눈도 무척이나 많이 내렸었는데..
나뭇가지 휘어지도록 밤새 내린 눈을 보며
아무도 가지않은 하얀 눈내린 대지위를 먼저 달려 발자욱
남기 겠다고 뛰어 가고 넘어져 그린 그림을 보며 신기 해 한체
혼이날 생각도 못하고
젖은 옷도 아랑곳 하지 않고
눈 덩이 굴려 눈 사람 만들어 솔가지 붙여 놓고 좋아라 박수 치고
편 나누어 눈싸움 하고난 뒤 배고품을
구운 고구마 간식겸 점심을 때웠었는데..
외지나가 학교 다니느라, 자취 할때는
집에 보름에나 한번씩 오는길이
버스에서 내려 집 까지 삼십리 거리에
강둑에 갈때밭을 지나 꽁공 얼어 붙은 낙동강 가로지르며
맞바람을 맞으면 숨시기 조차 힘들었다
조금이라도 집에 일찍 가려고
온 세상이 하얗게 눈 덮힌 길없는 길을 지름길로 삼아 걸어 갔었지..
몇개 마을을 지나
나즈막한 산 정상에서 서산에 아름답게 펼쳐진 노을을 바라 보며
그 생각도 잠시..
먼 길을 어둡기 전에 도착 해야 될터인데..
눈에 빠져 젖은 신발이며 바지 가랭이 하며
몸에선 땀이 나지만 발은 감각이 없다.
벌써 이웃마을 저녁짖는 연기 낮게 드리고
그 냄새로 배를 채운다
해넘어간 들판 하얀눈으로 길을 밝히고
별빛 초롱 초롱한 밤, 고요히 잠든 세상
눈을 밟는 발자국 소리만 뜰릴뿐..
외딴집 히미하게 세어나오는 불빛
이정표 되어 마을이 가까워짐을 알린다
할머니 반가워 할 표정을 떠올리며
무거워진 몸을 긴 호흡으로 추스려 단숨에 달려간다.
오늘 그렇게 많이 오면 그렇게 걸을수 있을까,
분위기 젖어 멋있는 차집에서 차한잔에
노래 한아름 담으려 하겠지
삶에 긴여정..
그때를 생각하면 왠지 힘이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