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편지
<슬픈편지> --[자료제공/작은사랑이야기]
글 : 박인아 님
난 그를 만나러 가고 있다.
제일 예쁜 옷을 입었다. 화장도 근사하게 했다.
잘 빗질한 내 머리카락이 가을 바람에 춤춘다.
꽃도 한 다발 샀다. 아마 제일 예쁜 꽃 일꺼다.
가장 예쁜 미소를 그에게 주고 싶다.
그런데 자꾸 눈물이 난다. 멈추지 않는 이 눈물 때문에 앞을 잘 볼
수는 없지만 그를 만난다는 기쁨에 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일년 전 오늘 난 그와 헤어졌다.
그는 편지 한 통만 나에게 건네고,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떠나 갔다.
그의 모습은 나로 인해 많은 갈등을 했는지, 정말 왜소해 보였다.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하고, 몸은 작아져 가을 바람에 떨고 있는 듯했
다. 그는 그 편지를 백번 읽는 그날, 자기가 왜 날 떠났는지 알 꺼라
는 무책임한 말만 남기고 네 곁을 떠났다.
난 그토록 사랑한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 그 이유가 떠오르지 않
아 그를 잡지 못했다.
만약 우리 사이에 무슨 잘못이 있었다면, 난 용서를 빌며 그를 잡았
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꽃집에 들렀다.
빨간 장미 한 다발을 사서 집으로 돌아 왔다.
난 집에서 그 장미를 쓰레기통에 넣고 말았다.
별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 전화기에 손을 올려 보았다.
눈물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겠다.
그냥 그 전화기를 쳐 다 보는 것 까지도 힘들다.
처음으로 편지를 읽었다.
우리의 헤어짐이 확실하다는 증명서 같은 그 편지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