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우 뚜~~우...
무언가 할라치면 세탁기 꺼지는 소리...
우아~~앙앙~~
무언가 할라치면 갓 돌지난 우리 아가 오라는 소리...
뚝뚝 끊어지는 내 생각
난 없다....
생활에 나를 맡길뿐...
스케줄도 없고. 뭘해야 할까 생각할 여유도 없다.
늦둥이 낳은 탓에 숨돌릴 틈이 없다.
그저 순간 순간 일어나는 일들에 몰두하고
오로지
오늘 하루 별탈 없기를 바랄뿐.
그래도 오늘은 장날이라 유모차에 아가를 태우고
시장에 나가봤다
길거리에
주욱 늘어 앉은 할머니들..
"새댁 이거 가져가 참 맛있어... 싸게 줄게 "
눈 마주치기 부담스러워 비켜가며 고개숙여 보면..
밭에서 키운 호박잎이며, 감자, 고구마 ,부추. 삶은옥수수.
아주 조금씩 뭉쳐놓은 할머니의 능숙한 손놀림..
어느새 시골장터 장꾼이 되어버린 할머니들.
그래도
그냥 지나치기 미안해
호박하나...
배추한단...
할머니 작은손 부추 한웅쿰....
봉다리 봉다리 싸들고 유모차에 실었다.
생각도 안햇던 배추를 산탓에 김치를 만들게 되고...
그덕에..
오늘하루 큰일한것처럼
남편 만나자 마자 들뜬 맘으로.
"오늘 시장에 가서 이거사고 저거사고
김치도 담그구... 한번 이거 먹어봐 넘 맛잇다..
맛잇지? 확인 작업도 하고... 요란스럽게 내 할일에 대한 칭찬을
바라며 은근히 행복해 할때...
남편은
"맛있다... 이야~~ 이런맛 첨이야!! "
하며 약속이나 한듯이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준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오늘 하루는.....
밤이 나를 맞이하고 달이 나를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