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속앓이 하는 이웃들의 아픔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비디오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한개에 오백원하는 옛날 영화를 매일 빌려가면서 오늘도 하루가 지나갔구나 한숨 섞인 사람의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인터넷에 인생상담을 몇자 꺼적거린 사람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글들을 올려 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어릴적부터 너무 외롭게 살아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이해할 짝을 만나지 못해 혼자 외롭게 나이들어 가는 사람은 오늘도 이세상을 혼자 노저어 가야하는 답답함에 숨이 막힌다. 공중전화 앞에서 얼마 안되는 돈을 갚기 위해 몇번이나 되지도 않는 카드를 체크하면서 한참을 얘기하는 사람
도무지 살아도 그만 죽어도 그만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다는 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수십번도 더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세상은 냉정하여 자신보다 처지가 좋지 않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보다는
오히려 경멸하니까. 더 철저히 자신을 무장하지 않으면 자신의 현재 위치보다 더 추락할 수도 있으니까.
나는 사람들 속에서 항상 우리가 왜 이세상에 왔을까 그런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지 모른다.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는 한사람 의 친구만 있어도 이 세상의 색깔이 달라보일 테니까. 문제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 없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면
될 것이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진정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도 내가 이세상을 살다가 가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