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아이들이랑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집 앞, 공원으로 가게 된다..
맨살을 도려낼 듯한 추위이지만 이상하게도 그쪽으로 가게 된다...
그곳은 만들어진지 한참 되었지만 이제 겨우 개발해서 걷게 된 곳..
공원 옆에는 차가 다니는 차도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공원 안 공기는 항상 맑고 깨끗한 것 같다...
또각또각-..
구두에서 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원 길에는 붉게 물든 단풍잎과 여기저기 아무대나 번식한 잡초들 뿐...
순간 바람이 휘잉 하고 지나가면 추워서 어깨를 으슬으슬 떨었고, 겉에 입었던 까만색의 두꺼운 코트를 꼭 잡은채 다시 열심히 걸어갔다..
갈수록 단풍잎은 붉어졌고, 앞에 보이는 군데군데 얼룩진 산이 가까워진다.
"후우-..."
워낙 가파르고 먼 곳이기에 고민 반, 후회 반, 스릴 반 등등이 섞인 한숨을 쉬고는 맘을 부여잡고 계속 걸었다...
은근히 심심한 마음에 노래도 조용조용 불러보았다...
들어주는 사람은 없지만 곁에는 단풍나무가 있고, 잡초가 있다...
그리고 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온지 오래 되었는지 길이 희미하다..
또 다시 앞으로 보고 걷다가 나도 몰래 멈추었다...
순간 내 두뇌는 빠르게 회전했다..
'나.. 왜 섰지...?'
이런 의문이 갑자기 생겨났고, 난 알수 없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다시 걸었다.
그리고.. 점점 공원길의 끝이 보이려 한다...
순간 잡다한 생각이 나돈다...
'혹시... 누가 기다려 주지 않을까..? '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흥분된 마음에 내 발걸음은 밝고 경쾌하게 움직여 졌다.. 그리고 도착지검 50M전..
'설마 있겠어...?'
이렇게 단정짖고 다시 느린 템포로 천천히 걸어갔다....
순간.. 내가 잘못 본 것일까..?
빨간 머리...?
갈색빛을 내는 머리칼을 가진 사람일까...?
또다시 걸어 30M전...
안경을 쓰지 않은 내 눈은 전체로 다 희미하다....
나는.. 내가 본게 사람일까.. 생각하면서 계속 걸었다...
그리고.... 도착...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주위엔 낙엽송들이 말라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내가 움직일 때 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놀랍게도 내 왼편에는 내 키 보다 조금 더 큼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매우 마르고, 잎은 붉게 불들어 있는... 나무...
순간 흥분감과 기대감에 휩싸였다..
"네가.. 나 기다려준거야..?"
나도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 나와버렸고, 난 그 나무의 얇고 작은 나뭇가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고맙다고....
아무도.. 오지 않은 공원에 홀로 서 있는 나무가 너무 고맙다고....
'항상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거였구나... 기다리는 누군가가 와 준다면.. 너도 언젠가는 어딘가로 가 겠지?'
난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싱긋 웃어보였다...
아이들이 봤다면 안어울린다.. 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이 공원을 자주 찾게 되었다..
여름에는. .꼭 묘목을 심고 싶다..
이 비쩍마른 단풍나무가 홀로 서 있으면 왠지 쓸쓸해 보이니까...
'누군가를 기다린 다는 것, 좋은거야.. 나한테도 언젠간 기다려 줄 수 있는 상대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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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의 잡다한 수필(?);;;...
아.. 싸이코 적이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