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다다를 거라 믿었던, 하지만 너무 멀고 멀어 잠시 잊었던
그 약속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짧지만 긴 시간이었군요.
그리도 간절했던 기다림이 이제 끝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설레이는 기분에도 차마 소리내어 웃을 수 없는 것은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일 겁니다.
눈가에 아릿하게 번져오는 기쁨은 그 때문일까요..?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과거가 없지만
새로 나아갈 수 있는 미래가 있기에
이 순간을 웃을 수 있었습니다.
잊어야 할 기억은 없다고 웃으며 말해준 것은
내게 용기이자 희망이었기에 기다려온 것이겠지요.
언젠가는 소리내어 웃을 수 있을 정도로 지금과 달라진 하루를 믿으면서.
처음에는 변화된 모습을 바라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문에 어느 순간에도 하나씩 내 자신에게 양보해 온거라고.
하지만 지금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것이 다였을까..?
스스로에게 약속을 오래전에 했습니다.
누구에게나 다 말할 정도로 거창한 약속은 아니지만 내 자신에게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그리고 설레였던 약속 하나.
솔직히 그것으로 지금까지 아무 망설임 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겐 어떤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지키고 싶었던 약속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눈을 뜨고 일어나서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당연히 그것으로 시작되는 하루.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지쳤다거나 힘들기보다는
그러한 삶 속에서 투덜거리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싫었습니다.
자극적이거나 변화무쌍한 하루가 아닌 나만의 하루를 찾아갈 수 없음이.
다소 평범할 지라도 잠에 드는 순간 오늘을 생각하며 피식 웃어볼 수 있는 그런,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그런 하루를 바랬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마음 속에서 하나 둘 무언가가 새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 날을 기다려온 것이.
그리고 그 약속에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한 것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