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다 만 블라인드 사이로 시가지의 야경이 보인다.
너무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데... 불빛들은 끊임없이 깜빡인다.
뭘 위해서 깜빡이는 건지 알수가 없다.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아침,학교로 가는 차 안, 차창 밖을 비어있는 눈으로 바라본다. 눈을 떴을때, 반복이라는 것이 눈에 띈다. 그걸 발견했을 때, 나는 괜히 서글퍼 졌다.
똑같은 서른 다섯개의 책상과 의자. 똑같은 책들. 나와 똑같은 옷을 입는 내 친구들...
재미없는 표정의 선생님들을 우리 엄마보다 더 오랜시간 바라본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니, 듣고 싶지 않다. 똑같은걸 내 머릿속에 넣는거...내 머리가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하다는 선생님의 말에 펜을 손에 잡고 별을 그리는... 내 자신이 밉다.
저 불빛들은 반짝이는 별을 닮고 싶어 깜빡거린다.
하지만 싸구려 불빛일뿐 별이 되지는 못한다.
오늘도 별을 향해 깜빡이는 나는 더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