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창가의 토토」 의 작가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12년 만에 펴낸 신작으로 창가에서 서성거리던 엉뚱한 아이 토토는 어떤 어른으로 자라났을까 궁금해하던 독자들에게 충분한 해답이 되어줄 책이다.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현재 생활 이야기를 담았으며 세계 구호활동가로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저자는 세계 난민 어린이들에 관한 보고서까지 함께 담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저자의 어린 시절을 만날 수 있다. 유치원 입학 시험을 치르던 이야기, 도모에 학원에서 있었던 이야기,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병을 앓아 자칫 소아마비에 걸릴 뻔했던 이야기, 학생 시절 산수를 못 하게 된 사연 등을 통해 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세계, 이 사회의 단면 들을 예리하고 위트있게 보여준다.
그리고 여전히 순수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즐겁고 자신만만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저자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전세계 어린이를 위한 평화·인권 구호 활동의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이 지면들을 통해 전쟁고아 문제, 난민구호 문제에 대한 저자의 신선하고 예리한 시점을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소개
구로야나기 테츠코 -저자는 도모에 학원과 향란 여학교를 거쳐 도쿄 음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일본 최초의 텔레비전 여배우로 NHK 방송극단에 입단, 이후 독특한 개성으로 텔레비전, 라디오에서 활약하여 1984년 NHK 방송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아시아 최초로 유니세프 친선대사에 임명되어 기아와 전쟁에 허덕이는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을 해오고 있다.「창가의 토토」출간 인세로 '사회복지 법인 토토기금'을 설립, 농아배우들로만 구성된 극단을 양성하는 등 장애우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제1회 유니세프 '어린이 생존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테츠코의 방'이라는 아사히 TV 방송 토크 쇼 프로그램을 25년째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창가의 토토」등이 있다.
이와사키 히치로 -저자는 일본의 침략전쟁을 경험한 세대로서 인권활동에 힘을 쏟았으며, 55년 평생 동안 '어린이'를 테마로 한 그림만을 그렸다. 옅은 색채와 아름다운 수채화를 특징으로 하는 저자의 그림은 마치 생동하는 아이들의 영혼을 들여다보는듯 투명하고 깨끗하다. 저자는 1974년 55세의 나이로 사망했고, 현재 도쿄와 아주미노에는 저자를 기념하는 치히로 미술관이 건립되어 있으며, 이 미술관의 수익금 전액은 인권활동을 위해 기부되고있다. 이 책의 저자는 한때 치히로 미술관의 관장을 역임했다.
권남희 -전문번역가이며, 수필집으로「동경신혼일기」와「왜 뭇난 여자가 잘난 남자와 결혼할까」가 있으며, 역서로 무라카미 하루키의「빵가게 재습격」「회전목마 위의 데드히트」「개똥벌레」「무라카미 라디오」와 무라카미 류의「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오디션」「와인 한잔의 진실」과 아와이 슈운지의「러브레터」, 아사다 지로의「천국까지 100마일」등 다수가 있다.
본문내용
나는 LD였던가?
우리는 무엇이든 함께 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지메 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교장 선생님은 어느 아이에게나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말을 해주었다. 내게는 하루에 몇 번이나 "너는 사실은 착한 아이야."라고 말해주었다. 어른이 되어 떠올려 보니 '사실은'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내게는, 선생니의 이 말이 내 일생을 결정해줄 만큼 감사한 말이 되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나는, 나 스스로를 착한 아이라고 생각, 선생님을 믿고 따르며 자신감을 잃지 않고 어른이 될 수 있었다. (중략)
도모에 학원에 처음 간 날, 교장 선생님은 나에게, "무던 네가 좋아하는 것을 모두 이야기해 보렴."하고 말씀하셨고, 나는 여섯 살짜리 아이가 할 수 모든 이야기, 그때까지 살아온 전인생을 이야기했다. 나중에 어머니에게 들었지만 자그마치 네 시간 동안을. 그 대신 도모에에 들어간 다음 날부터 나는 전혀 창가 같은 데는 가지 않고,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테츠토의 방> 진행자로서 스튜디오에 똑바로 앉아서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pp.107~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