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우리는,
만나면 다투고, 토라지고,
하루에도 삼세번
돌아서면 다시 찾고
딱지치기, 구슬치기로 해지는 줄 몰랐지
젊은 시절 우리는,
허구한날 함께 모여 밤을 지세며
이야기꽃 피웠었지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았는지
못다 한 사연들을 모두 다 접어놓고
지금은 어디서 누구를 생각하고 있을까?
그 시절 우리는,
서로를 읽을 수 있었지
길를 걷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빵집으로 들어가곤 했었지
일가를 이루어 생활인이 되어서는
하는 일이 다르니 생각도 달라지고
아내 사랑, 자식 사랑에 우리 서로 잊혀져
친구간에 우정도 뒷전으로 밀려났지
소식 끊긴지 어언 몇 십년
옛 친구 그리워 전화를 걸어봐도
통화가 되지 않고,
행여 만날 수 있을런지 성묘 때나 기다리며
한잔 술로 달래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