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가 떠오르는 라디오 음향과 같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로운 수필집 <무라카미 라디오>
하루키의 명성에 대해서는 재삼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여러나라 국어로 번역되었으며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
대중적 인기와 함께 높은 문학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문제성 많은 소설을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수필집은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하루키가 느끼는 가벼운 일상들에 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 수필집에서는 주로 개인적인 취향과 음식, 기호품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 작가의 말대로 흥미있는 것들에 대해
자유롭게 쓴 편한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속에서 그는 사물에 대한 관찰력과 직관
그리고 그만의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맛 나는 사과를 좋아하는 작가는 아직도 사과 로고가 그려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킨토시 컴퓨터로만 작업하기를 고집합니다.
요리를 즐기는 작가는 버섯요리를 만들때에는 에릭 크랩튼의 음악이 좋고,
돈까스를 만드는 동안은 마빈게이를, 킨피라를 만들때의 백뮤직으로는 닐영의 음악이
시츄에이션 음악으로 최고라고 말합니다.
'오늘은 롤 캐비지를 만들텐데 자, 음악은 뭘로 할까'라고 생각하는
하루키를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지붕이 없는 차를 몰고 날씨 좋은 오후에 신나게 달린다면
어떤 음악이 딱이겠다고 생각하시나요?..
하루키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신나게 들으면서 바깥을 한바퀴 돌면
머리가 시원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에릭 버든과 애니멀즈의 '스카이 파일럿'이라는 곡을 계속 틀어 놓고
핸들을 잡고 있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고조된다고 말하며
시험해 보시기를 권하기도 합니다.
자살한 고양이 이야기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로마의 프랑스인 학교 교장이 키우던 숫고양이는
프랑스 대사가 기르던 암코양이에게 사랑을 호소하다가 거절당하자
발코니에서 몸을 던졌다는 사연,
어린 새끼를 주인에게 맡기고는 바다로 뛰어는 자살 고양이 이야기는
정말 그랬을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에서의 운전, 파스타요리에 관한 감상,
중고 레코드가게 순례기등 세계각국에서 다양한 경험중에 얻은 감상들을
흥미롭게 전개되어 있습니다.
한 제목당 두세페이지이상 되지 않아서 어느순간에 다 읽어버리게 되는
책으로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빨갛고 신 맛 나는 사과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하루키의 별난 감상과
이야기를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끝장을 덮게 되면서 미소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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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역자 : 권남희
출판사 : 까치
정가: 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