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에 고이 간직한 '애틋함'
"그리워하는 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
수필 '인연' 의 끝자락인 이 대목을 기억 속에 고이 담아 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스위트피' 를 닮은 아사코와 저자의 인연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세월이 갈라놓고 만 그들의 인연을 자신의 일인 양 애틋하게 여기기도 한다.
동화 속 얘기 같지만 그들에게도 닮은 추억이 있거나 그런 인연을 한 번쯤
마음속에 담아두고픈 욕망 때문이 아닐까.
'인연' 외에도 딸 서영에 대한 잔잔한 사랑, 봄이 오는 기쁨과 가을의 쓸쓸함,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생활 등을 시처럼, 음악처럼 들려주는 피천득의 수필집 '인연'.
한편 한편에 담긴 맑은 언어가 가슴을 파고 들며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게 하는 힘을 지닌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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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피천득
출판사: 샘터사
출판일: 1996년 5월 1일
정 가: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