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는 소년통해 세상 비판
도대체 열두살 아이의 삶이 지옥이 될 수 있을까.
레이몽은 부모, 여동생과 함께 사는 열두살 소년.
몸이 약하고 공부를 못하긴 하지만 평범한 가정의 마음씨 착한 꼬마다.
그는 왜 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걸까.
소설은 산수 시간에 곱셈 문제를 풀지 못해 칠판 앞에서 진땀을 흘리고 있는
레이몽의 모습에서 시작한다.아이들은 등 뒤에서 야유를 보내고
선생님은 그의 귀를 잡아당기며 “도대체 정신이 있긴 있느냐”며 고함을 친다.
결국 칠판 앞에서 쓰러진 레이몽.
이 일로 인해 그는 부모를 학교에 모셔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때부터 그렇지 않아도 고달프기만 한 레이몽의 삶은 지옥이 된다.
정신 지체아인 여동생이 다쳤다는 이유로 엄마는 레이몽의 따귀를 때리고
학교에 불려갔던 아빠는 가죽 허리띠로 레이몽을 두들겨 팬다.
5일이나 앓아누운 뒤 다시 학교에 간 레이몽에게 선생님은 전과 달리
너무나 친절하게 대하지만 그렇다고 학교 생활이 즐거워진 건 아니다.
게다가 아빠의 폭력은 거세지기만 한다.
그에겐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세르주 페레즈의 [당나귀 귀]는 학대받는 소년 레이몽의 눈으로 어른들의 세상을 바라본다.
레이몽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세상의 부조리와 등을 맞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폭력과 뒷거래 사이의 연관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아빠의 폭력은 아들을 열등반에 보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교사에게 약속한
뇌물 때문이며 바로 그 뇌물 덕분에 교사의 태도는 돌변한다.
열두살 아이의 삶도 때론 지옥이 될 수 있다.
그건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어른들 때문이다.
게다가 레이몽은 가장 믿고 따르는 부모와 교사로부터 학대받는다.
사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건 가장 가까운 이들이 아닌가.
저자 세르주 페레즈는 사회 비판적 청소년 소설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로
[당나귀 귀]는 '이별처럼’'난 죽지 않을 테야’로 이어지는 3부작의 1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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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쎄르쥬 뻬레즈
역 자: 박은영
출판사: 문원
정 가: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