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발
詩:나무늘보, 박민철
이마에 두른 맨 상투 맨발에 짚신을 벗고
붉은 듯 신비로운 비파 호국의 파란에서 잠들다
이슬 맺힌 매화 피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채
희망 넘친 손자국 당당한 굽을 세웠다
불규칙하게 응결된 무아 무심의 세계
너는 기교도 없고 너는 터득도 없고 너는 사심도 없다
구정 평범한 모습 흙빛 고요하게 서린
반듯하지도 매끄럽지도 않은
사발
이보다 더 심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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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 월간 <문학 21> 이달의 시인
2005 하동신문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