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나리 유코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오나리 유코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글과
직접 그려 친숙한 느낌의 그림으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 책은 천사의 정감 어린 목소리와, 친구가 들려준 훈훈하고 애틋한 사연을
진솔하게 담아놓은 책이다.
책 속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 달리기를 못했던 저는 100m달리기나 릴레이 경주가 너무 싫었습니다.
함께 출발했는데 서너 발짝만 내딛으면 친구들의 등이 보입니다.
다들 쭉쭉 앞질러 나가, 땅을 차고 있는 제 발소리만 쿵쿵쿵쿵 들립니다.
'왜 달려야 하는 거지?' 점점 울고 싶어집니다.
어느 날, 언제나처럽 꼴찌로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슬로우 모션처럼 흐르더니
사람들의 움직임도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포기나 체념은 아닌데 마음이 침착해지고 편안해졌습니다.
자기만 혼자 남겨졌다는 느낌은 '자신'이 꽉 응축되어지는 충일감과 비슷합니다.
저는 그 순간 경주하고 있는 제가 아니라 단지 그냥 '달리기만 하는 제'가 되었습니다.
느긋한 봄바람에 몸을 맡기고……. 꼴찌만이 느낄 수 있는 이 덤으로 얻는 기분은
낙천적인 사람에게는 꼴찌의 자부심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모두의 등을 볼 수 있는 것은 꼴찌뿐이지요.
- 꼴찌 천사
천사는 즐겁고 밝은 곳에 모여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천사가 제일 자주 찾는 장소는
눈물이 있는 곳입니다. 슬픔이 천사를 부르는지도 모릅니다.
수도꼭지처럼 그칠 새 없이 펑펑 우는 아이.
눈물 흘라는 방법을 잊어 속으로만 우는 어른.
"나 같은 앤 역시 안 돼." 혼자 학교 책상에 엎드려 우는 여자아이.
"거지 같은 영감." "나쁜 놈!" 독기를 품고 하늘을 노려보는 아저씨.
보이는 눈물도, 보이지 않는 눈물도 모두 알고 슬픔을 나누려 천사들은 찾아옵니다.
- 눈물 천사
봄이 시작될 무렵 훨훨 날아다니는 천사입니다.
이 천사가 옆에 오면 하품이 나고 눈꺼풀이 감겨 견딜 수가 없습니다.
'에이, 될 대로 되라지' 일을 다 밀쳐놓고 얇은 이불 한 장을 깔고는 그대로 누워버립니다.
'아아 잘 잤다. 눈이 퉁퉁 부어버렸네' 금세 해가 떨어져 밖은 어둑어둑합니다.
'하지만 좋은 꿈을 꾸었어. 마음이 맑아지고 편안해졌어'
낮잠 천사는 잠자기를 좋아합니다.
봄에 졸린 것은 이 천사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찐빵처렴 통통한 몸매에 코를 "크르르르릉ㅡ, 크크크크' 골면서 찾아옵니다.
- 낮잠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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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오나리 유코
역 자: 정은경
출판사: 꼭사요
정 가: 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