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나무>
나는
불타는 심장을 지니었던 나무
지금은 검게 그을린 채
멈춰버린 심장을 갖고 있네
하지만 나의 잎파리
여전히 파릇하니
불의 그대를
나는 기다리네
불의 그대가 오는 날
그대는 나의 심장에 불을 붙이고
불의 그대
나의 그늘 아래서
편히 쉴 터이니
그러다 시간이 흘러
나의 잎파리 낙엽되면
그대는 낙엽 무대 위에서
불의 춤을 추어주오
나의 낙엽은
그대의 손길 따라 발길 따라
불타올라 사라질 터이니
그러다 시간이 흘러
나의 몸 앙상해지는 그 날
나를 한껏 안아주오, 그대여
그대의 불 안에
고요히 불타올라
서서히 사라질 터이니
그리하여 나는 기다리네
불의 그대를
불의 여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