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는 장난꾸러기 고양이 요정입니다.
요정 마을의 골목대장이죠.
마을 안 온갖 말썽의 주동자인 파우는 오늘도 어디선가 말썽을 일으키고 난 후, 나무 위에 숨어있다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오후, 잠이 든 파우는 꿈을 꾸다 그만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고양이 요정이 나무에서 떨어지다니......
그것은 매우 수치스럽고 창피한 일이었습니다.
파우는 당연히 이 일이 다른 요정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램은 그저 바램일 뿐, 시에나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시에나는 페르시아 고양이 요정입니다.
모든 페르시아 고양이 요정들이 그렇듯이, 시에나도 새하얗고 긴 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함박눈보다도 희고 부드러운 털은 페르시아 고양이들의 자랑이었지만, 시에나에겐 예외였습니다.
시에나는 동네 개구쟁이들로부터 놀림을 받는 처지였습니다.
그것은 시에나의 발 때문이었습니다.
시에나의 네 발은 장화를 신겨놓은 듯 검었고, 그 때문에 ‘장화 신은 고양이’라는 별명으로 늘 놀림을 받았습니다.
파우는 이 별명을 지어서 퍼뜨렸을 뿐만 아니라, 가장 심하게 시에나를 놀리는 요정이었습니다.
다음날, 파우는 불안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시에나가 모두에게 얘기했겠지?’
너무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걸까요?
그 사실을 아는 요정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시에나는 파우가 생각하는 그런 수다쟁이 고양이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또, 남의 실수를 떠버리고 다니는 경솔한 요정도 아니었습니다.
또 하루가 지난 그 다음날, 햇님은 너무도 포근히 마을을 감싸주고 있었습니다.
파우는 지금 시에나의 집 앞에 서있습니다.
한 손에는 낚싯대가, 또 한 손에는 제비꽃 한 다발이 들려 있습니다.
“똑, 똑, 똑.”
문이 열리고 시에나가 나왔습니다.
파우는 제비꽃다발을 내밀었습니다.
“그 동안 놀린 것 미안해! 괜찮다면 같이 낚시가지 않을래?”
밤새 연습한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우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습니다.
시에나의 얼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잠시 후, 둘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낚시터를 향해 걷고 있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정말 죄송하게도 당분간 <용의 굴>연재는 중단 될것 같아요.
정리만 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드는 녀석이라...
요즘 제 상황에서는 계속 연재가 좀 무리인 것 같습니다.
대신 그냥 가벼운 동화 한편을 연재로 올립니다.
<용의 굴> 대신이라기는 뭐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