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교통사고를 당해 거의 한 달 가까이 학교를 쉬고 있습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서 오랫동안 입원하지 않았지만 골정된 한ㅉ고 다리를 움직이는 데는 아직 불편했습니다, 뒤쳐진 공부를 걱정하면서 아파트 2층 방에 그냥 혼자 지낼 수박에 없는 나날이었습니다.
이 마을로 이사 오자마자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이제 막 전학을 왓기 때문에 친한 친구를 사귈 틈도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일을 나가면 책을 펼쳐 보기는 하지만 아직 익숙지 않은 교과서라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금방 내던져 버리곤 햇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녀는 창 밖에서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것을 발견햇습니다.
창밖이라고는 해도 이불이 걸려 잇어서 보이는 것이라곤 밪은편의 거뭇거뭇한 지붕들 뿐입니다, 그러나 소녀의 눈에서 보이는 정면은 가위로 오려낸 듯 뻥 뚫려 있는데 그 네모난 공간 안네 레몬 색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온몸에 바람을 맞으며 바람에 저항하고 바람과 노닥거리다가는 또 바람에 휘둘리고 다시 또 바람을 가지고 놉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몸짓 하나 하나에 기쁨이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소녀는 홀린듯 깃발을 바라보며 무심코 창문 쪽으로 손을 뻗엇습니다.'저 깃발을 잡고 싶다. 저 생명력 넘치는 깃발을 잡기만 하면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면서라도 하늘 높이 올라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깃발이 되어 하늘을 달리는 바람들과 노닥 거리는 듯한 기분이엇습니다.
그후로 매일 레몬색의 깃발을 바라보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것이 소녀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오후, 늘 하던 대로 소녀가 멍하니 깃발을 바라보고 있는데 초일종이 울렸습니다..
"누구세요?" 하고 물엇더니 뜻밖의 목소리가 들려 왓씁니다. 반에서 바로 뒤에 않은 친구인데, 다리를 다쳤을 때도 한번 문병을 왔었던 적이 있습니다.
문을 열어주자 친구는 호들갑을 떨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더니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가방을 열고 노트를 펼쳤습니다.
"음, 세로 15센티, 가로 115센티."
소녀가 무슨 소린지 영문을 몰라 멍하고 있자,
"있잖아 이번에 우리 반 깃발을 만든대."
"깃발?"
"근사한 깃발은 아니고 ..암튼 그러니까 반 아이들이 만든 작은 조각을 하나씩 가져와서 그것을 서로 이어 붙이는 거야. 15센티 곱하기 15센티 조각을 말이야."
"아아.. 그렇게 하면 패치워크 같은 깃발이 되겠네?"
"맞아 바로 그거야 멋지지 않니? 운동회 때나 소풍 갈 때도 그 깃발을 앞세우고 다니면 눈에 띄지 않겠니? 분명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멋진 깃발이 될 거야."
완성된 깃발을 상상하자 소녀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너한테 15센티 조각을 받으로 온거야. 무슨 천 조각이나 오래된 손수건, 아무거나 괜찮아."
"지금은 없고,, 내일 학교 갈때 들러 줄래? 햐~ 생각만 해도 멋있다.
참 봐봐 저기도 깃발이 있어."
소녀는 창맊을 가리켰습니다.
"어?정말이네 어쩜 진짜 멋지다 꼭 극장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
친구가 진심으로 감탄하자 소녀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자신이 투병중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매일 그 깃발을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깃발 말이야......."
그러나 그 소리는 지팡이를 콩콩거리며 주방으로 가던 소녀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소녀는 어머니에게 양복 자투리 천을 받앗찌만 색도 밋밋하고 무늬도 없는 것뿐이어서 왠지 슬퍼졌습니다. 그때 문득 생각이 떠오르자 크림색의 얇은 천에 빨간 실로 장미를 수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다지 훌륭한 장미가 되지는 못했지만 다음날 아침 등교 길에 들른 친구에게 그것을 건네주고 나자 학급 깃발 만드는데 자신도 한 몫 했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즐거워졌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지만 친구한테서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 보여주었떤 행동으로 봐서 앞으로 종종 찾아와 줄 것 같더니 그냥 지나가는 위로의 말이었단말인가. 혼자 신이 나서 깃발 애기 까지 떠들엇떤 것이 후회스러워서 이제 며칠만 더 있으면 학교에 가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지만 소녀의 마음은 전혀 즐겁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학교에 가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오늘은 잠깐이라도 밖에 나가서 준비운동을 해야 할텐데 생각을 하면서 늘 하던 대로 창을 열다가 소녀는 눈이 휘둘그레 졌습니다. 순간적으로 자기가 다른 곳에 와 있는 거싱 아닐까 하는 착각 마저 들어 한참후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내다 모앗습니다,.
학급 반의 배치워크 깃발이 펄럭 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날 쑥스러운 얼굴로 등교한 소녀는 반 전체 친구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그리고 레몬 색 깃발을 걸어 놓았던 상점의 아들이 같은 반 친구라는 것과 반에서 의논한 결과 그 아이가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어제 아침 30분 동안만 옥상에 있는 탑에 반의 깃발을 달도록 허락해 주엇따는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번갈아 가며 들었습니다.
"네가 학교에 나오기 전에 꼭 그 창가에서 깃발을 보게 하고 싶어서 다들 엄마나 열심히 바느질 했는지 몰라."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 친구에게 미소로 보답하면서 소녀는 이 마을로 이사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