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작기만 한 날개를 조심스럽게 파닥였다.
뒤뚱이는 내 모습이 우스운 듯 키득대는 율리 형.
"웃지마, 율리 형. 나도 웃긴 거 안다니까."
내 말에 더욱 더 크게 웃어제끼던 형은 힘겹게
웃음을 그치곤 내게 물었다.
"조슈아, 날고 싶은 거야?"
문득, 형의 황금색 부리가 멋져보였다.
진지할 땐 확실히 남다른 율리 형은 내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난 짐짓 퉁퉁거리며 부리를 삐죽댔다.
"당연하지, 형은 멋지게 날 수 있는데..
나도 어른새가 되고 싶단말야."
"글쎄, 조슈아. 너도 이제 좀 있음 날 수 있는걸."
"그래도.."
"조슈아, 어느 것이나 항상 때가 있는 거란다.
조급해하며 걱정하지 않아도 천천히 다가오는 거지.
그렇다고 해서 그냥 놀면서 기다려서도 안돼.
그 때를 위해 준비하는 거지.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넌 진짜 어른새가 될 수 있어. 진짜 하늘을 여행하는
멋진 새가 되는 거지."
나는 듣지 못한 척 날개를 파닥였지만,
형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언젠간, 아기새의 시절이 그리워질거야.
조바심내며 어른새가 되길 기다리는 그 시절이 말야.."
그리고 이제 난 율리 형의 웃음을 이해하는 어른 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