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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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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날짜 : 2003년 05월 06일 (화) 10:05:00 오후     조회 : 2345      

"부릉, 부르릉-"

방금 산 듯 반짝거리는 흰색 차가 미끄러지듯 마을 어귀로 들어옵니다.
차 안에서는 얼굴이 하얀 여자아이 하나가 무표정한 얼굴로 마을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차 안에서는 조용한 음악이 나오지만 여자아이의 귀에 꽂힌 이어폰에서는
컴퓨터에서 다운받은 신나는 최신가요가 흘러나옵니다.


번듯한 3층 양옥집 대문 앞에서 차는 끼익 하고 멈췄습니다.

"민주야, 다 왔어."

운전을 하던 감색 양복을 입은 아저씨가 재촉하자
민주라고 불린 그 여자아이도 차에서 슬그머니 내립니다.

아저씨는 트렁크 문을 열고 흰 상자 하나를 꺼냈습니다.
기척을 들은 할머니 한 분이 대문을 열고 밖을 빼꼼히 쳐다보다가
두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윤혁아...니가 여긴 웬일이냐, 바쁠 텐디..."

"어머니, ...성주...왔습니다."

성주라는 말을 듣자 할머니는 치맛자락으로 눈물을 훔쳤습니다.
민주와 아저씨의 눈에도 눈물 한 방울이 맺혔습니다.





"그래, 워떠케 된 건지, 설명을 좀 해봐라, 어여."

할머니가 재촉하시자 구석에서 거칠게 부채를 부치던 할아버지가
꽥 소리를 지릅니다.

"뭘 설명을 다 허구 그러냐, 그런 돼먹지않은 경우를 봤나.
아 한 대 맞구서 학교서 뛰어내려? 그런,,,"

할아버지는 한 마디 더 하시려다가 그만 입을 다뭅니다.
얌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민주의 눈에서 드디어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기 때문입니다.

"...성주가 많이 힘들었나 봐요. 무슨무슨 경시대회니 시험이니 하고서
애들을 밤 11시까지 잡아놓고 공부를 시키고, 약하다고 친구들이 자꾸만
놀리면서 때리고..."
"그, 그래서, 워떠케 한 거여."
".........학교...4층에서 뛰어내렸답니다."
"......!"

할머니는 반쯤 넋이 나간 표정입니다.
민주는 아예 소리내어 훌쩍훌쩍 울고, 아저씨와 할아버지 눈에서도
눈물이 흐릅니다.

"4,4층이믄, 월매나 높은 거여? 사람도 죽어분지나?"
"아, 임자는 왜 그렇게 생각이 짧우. 우리 집보다 한 층밖에 안 높잖여."

할아버지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습니다.

"아, 그렇다고 인자 국민학교 육학년이 4층에서 뛰어내리남."

할머니는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며 마구 화를 냈습니다.
민주는 눈물을 거두고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았습니다.


흰 상자를 어께에 멘 아저씨와 민주, 그리고 노인 두 분이 길을 나섰습니다.
그 광경을 보는 마을 사람마다 의아해합니다.

"아니 윤혁이 저눔 저거 지 부모를 그 좋은 차에다 안 태우고 시방
워딜 가는겨. 이 쨍쩅한 날."
"당신이 참으요. 윤혁이 첫째가 죽었다잖우."
"에구, 소문이 사실인가부다. 저런, 쟈는 지 언니 보내구서두 슬프지두
않은감."

지나는 사람마다 한 마디씩 비아냥거리면서 가지만 여전히 네 사람은
묵묵히 갈 길을 갈 뿐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곰방대를 휘두르며 사람들을 욕했을 할아버지도,
불같은 성격에 들고 있던 짐을 내팽개치고 욕설을 퍼부을 아저씨도,
혀를 차며 점잖게 꾸짖었을 할머니도,
눈을 부릅뜨고 노려봤을 민주도

오늘은 가만히 있습니다.
아저씨의 어깨에 멘 흰 상자 떄문입니다.

"아버지, 다 왔어요."
"그래...배 타자."

나룻배를 탄 네 사람은 말없이 흰 장갑을 꼈습니다.
그리고 상자 속으로 손을 넣어 흰 가루를 한주먹씩 잡은 뒤
강물에 훨훨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상자의 가루가 바닥이 나고 장갑에 흰 가루가 잔뜩 묻었을 즈음
민주가 손에 들고 있던 하얀 국화다발을 강물로 던졌습니다.

뜨거운 뙤약볕 때문에 바싹 말라버린 꽃이지만
강물에 들어가자 조금씩 물기를 머금기 시작했습니다.
배는 곧 강 하류에 다다랐습니다.
가루 때문에 허옇게 된 강물 한 자락이 곧 다른 강물들과 섞여 희뿌옇게
되더니, 다시 파랗게 변합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변한 강물을 보면서 네 사람은 다시금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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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소…
05.07
재밌기도 하고.. 괜시리 저마저 마음이 아퍼지는것 같기도 하네요.. 암튼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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