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로 향하는 길은 멀고 험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방향을 못 찾고 헤맸다는 게 맞겠죠. 까망이가 딴에는 방향치였거든요.
"흠, 태양이 가는 길로 따라가 봐야지."
동으로 동으로, 서로 서로, 어째 며칠 째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 것 같은데요.
"태양 아줌마, 아프리카로 가려면 어느쪽으로 향해야 하나요?"
답답해진 까망이가 물었습니다.
"아프리카? 거긴 왜 가려고 하는데?"
"제가 '저'를 만들고 싶은데요, 제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잖아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게 아프리카에는 있을까 하구요."
"그으래? 힘든 길이겠구나. 그런데, 얘야, 마음만 먹는다면 너에게 아프리카란 아주 가까운 곳이야. "
"무슨 말씀이세요. 며칠 째 헤매는 거 다 보셨으면서. "
태양이 빙그레 웃고 있습니다. 어째 괜히 심통이 납니다.
"심통이 났구나, 하지만 사실이야.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네가 생각하는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하나만 떠올려봐. 그러면 넌 벌써 네가 원하는 곳에 가 있을걸. 그럼, 난 이만 바빠서 ... 태양이 지각하면 안 되잖니?"
그렇게만 말하고, 태양이 꼴딱 저버렸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아프리카는 ... 아프리카는 ... 마른 풀의 초원과 맛없어 보이는 식물과 그리고,,,, 맹수들...'
까망이는 중얼중얼거리며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
어느새 아침입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까망이는 제 모습이 변했음을 느낍니다. 큰 새 같고, 화난 괴물 같고, 뚱뚱한 탱크 같았던 모습이 아니라, 이건 틀림없이 사자입니다. 까망이는 사자를 상상했나 봅니다. 아프리카의 맹수 '사자'를 말입니다.
'아하, 여기가 아프리카구나."
눈 앞에 펼쳐진, 넓기만 하고 푸석푸석해보이는 식물만 가득한, 여기는 까망이의 아프리카입니다. 이곳에서 까망이는 원하는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