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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날개

     날짜 : 2004년 04월 15일 (목) 7:28:32 오후     조회 : 1836      
공백기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작의 발판으로서... , 나는 날아갈 것이다.
엷은 나의 소중한 글자 하나하나와 함께.

혹시……, 천사를 만나 본 적이 있으세요?
저는 천사를 만났어요. 아마도 제가 열 살이었던가요. 그럭저럭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고있
던 제가 한꺼번에 찾아온 불행에 견디지 못하고 거의 자포자기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때였어요.
지금은 이렇게 덤덤히 그때를 설명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어린 저에겐 견딜 수 없는 시련
이었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꼭 제가 평소 갖고 싶어했던 그림 물감을 사다주겠다고 약속하
시며 서울로 떠나셨던 엄마 아빠가 그날따라 유난히 많이 내리던 눈 때문에 미끄러워진 길
로 인해 생긴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돌아가지고, 또 그것도 부족해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할
머니 댁에 와서 살게 되어 버렸었으니 저에겐 가장 비참한 기간이었죠.
엄마가 숨을 거두시기 전까지도 가슴에 꼭 품고 계셨다는 가지런한 물감 세트를 건네 받
으며 전 어린 나이였지만 기가 막혀 울지도 못했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 그냥 그렇게 한
꺼번에 불행해 질 수도 있구나. ’
전 걷질 못해요. 뼈가 약하다나. 아무튼 그런 이유로 전 제가 기억하는 한 늘 휠체어에 몸
을 맡긴 채였습니다. 하지만 걷질 못한다 하더라도 어디든 절 데려가 주시면 엄마 아빠의
사랑 덕에 전혀 서러운 줄 모르고 자랐었는데. 엄마 아빠가 없는 세상은 걷지 못하는 절 너
무나 서럽게 만들었어요...
너무 나이가 많으셔 절 데리고 나가 주실 수 없는 할머니 아니, 설사 할머니가 절 데리고
나가실 수 있다 하더라도 그 무섭고 엄한 분과의 산책은 저도 그다지 달가운 것은 아니었지
만요.
전 그렇게 저의 어린 시절의 한 페이지를 늘 창 밖 아이들이 뛰어 노는 것을 보며 낭비하
고 있었답니다. 가끔 창문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는 저에게 관심을 보
여주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멀리서 축구를 하다 창가에 비치는 제 모습을 보고 어느새 창문
바로 밑까지 달려와 나와서 함께 놀지 않겠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전 늘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 난... 걷질 못해... 내가 걷질 못한다는 것
을 알아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줄까? ’
아마도 그런 생각들이 절 더욱 더 서럽게 만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전 제 자신을 스
스로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었죠.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창가
에서 그림을 그리곤 했어요.
그러다가 언젠 가부터 전 새벽녘마다 들려오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
어요. 분명 사람이 노래를 하는 소리였죠. 새벽녘에 목이 말라 잠에서 잠시 깼던 전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 소리에 취해 목이 마르다 는 사실조차 잊고 말았었답니다. 귓가에 닿는 소리
에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거든요.
그 날 이후 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매일 새벽마다 일찍 깨어났어요. 그리고 그 노랫소리
는 절 실망시키지 않았죠. 매일 새벽마다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가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것
이었어요. 어린 제 설움을 말끔히 위로해주고 불행한 제 어린 생각을 그래도 꽤 행복하다로
바꾸어 줄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였고 아름다운 노래였죠. 가사를 제대로 알아들을 순 없
었지만 그래도 멜로디를 듣는 것만으로 전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러다 노래의 주인공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그래서 용기를 내어 어느 날 새벽 휠체어
에 몸을 싣고 창가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여전히 들려오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취한 채. 제가
천천히 창문을 열었던 것은 아마도 마법에 취해서였을런지도 모르겠네요.
창문 바로 아래 누군가가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있더군요. 새벽이라지 만 해가 뜨지 않아
한참 어둠침침할 때여서 인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제대로 볼 순 없었지만 전 그렇게 창문
아래 앉아 그 사람이 부르는 노래를 얌전히 듣고 있었습니다. 턱을 괴고, 새벽바람이 제 잠
옷 깃을 스치며 지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평소보다 긴 노래가 끝나고 그 사람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어요. 전 그 사람이 다른 곳으
로 가버리기 전에 인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입을 열려 했죠.
하지만 그때까지 켜져 있던 길가 가로등에 그 사람의 모습이 비춰졌을 때 전 인사를 하겠
다는 용기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은 등에 커다란 혹이 있었거든요. 보통 사람과는 달라
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에 전 겁을 먹고 창문을 큰 소리로 닫아버렸습니다. 그 사람이 그 소
릴 듣고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마음이 들지 그런 것 따위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냥
무섭다는 제 생각만 하고 그렇게 매정하게 창문을 닫아버렸던 것 같았어요.
너무나 무서워서 이젠 새벽에 노래듣는 걸 관둬야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새벽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노래 소리 전 아마 그때 이미 그 노래에 중독이 되어있었던 모양입니다.
글쎄, 어쩌면 그에게 중독 되어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사람이 불렀던 노래들은 하나같이 행복한 노래들이었어요. 그
가 불렀던 그 수많은 노래들 중 슬픔이나 어두움을 노래한 것은 단 한 곡도 없었던 것 같아
요. 거의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만 들었거든요.
전 어느새 또다시 휠체어에 몸을 싣고 노래 소리가 들려오는 창가 쪽으로 다가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해야했고, 일단 노래 소리가 들려오는 이상 무섭다는 생각보다 조금 더 가까
이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등에 커다란 혹을 갖고있는 사람이 그 날도 여전히 노래를 하고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제 나이 또래의 아주 어린 소년이었어요.
‘ 저 애도 나처럼 불행하겠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제 오산이었던 건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드네요. 이번엔 꼭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
습니다. 그리고 소년이 노래를 끝내기만을 기다렸죠. 평소 때보다 조금 긴 노래를 부른 후
소년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어요.
가로등에 소년의 혹이 뚜렷이 들어 나더군요. 또다시 무섭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처음
본 날처럼 끔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조금 용기가 생겼던 모양이에요. 후후...
“ 아…… 안녕...? ”
너무나 어색한 인사였습니다. 얼떨결에 손까지 흔들며 인사하는 제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입이 떨어졌다는데 전 반갑기 짝이 없었죠. 소년은 잠시 절 쳐다보더니
그 흉측한 혹과는 다르게 아주 예쁜 미소를 지어 보였어요.
“ 안녕? ”
그리고 그 날은 그렇게 인사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너무 기뻤어
요.
“ 넌 이름이 뭐야...? ”
“ 주혁이... ”
“ 아, 이름 예쁘다... ”
“ ... ... ”
“ 아... 참, 난 서이야... ”
“ 응... 서이... ”
그 소년은 주혁이라고 하더군요. 이름을 서로 알고 나니 서로 대하기가 한층 편해졌답니
다. 저는 그것에 또 기분이 좋았답니다. 전 새벽마다 창가로 가 주혁이의 노래에 귀를 기울
였고... 노래가 끝나면 짧게라도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곤 했죠. 꼭 꼭 주고받았어요.
“ 넌 불행하지 않니...? ”
그러던 어느 날 제가 뜬금없이 물었습니다. 사실 그 질문을 하고 조금 후회했어요. 등에
저렇게 흉측한 것을 달고 있으니까... 당연히 불행할 텐데. 괜히 물어봤다고 후회를 했어요.
그런데 주혁이는 절 잠시 쳐다보더니 그때의 그 이쁜 미소를 저에게 보여주며 고개를 설레
설레 젓는 것이었어요.
“ 예쁜 노래들을 부를 수 있고, 또 너처럼 예쁜 친구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왜 불
행해? 난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 같은 걸? “
전 잠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약이 올랐죠. 전 그렇게 불행한데,
등에 혹 같은 걸 달고있는 주혁이가 행복하단 말을 들으니까 그냥 그 행복을 망가뜨리고 싶
었던 모양이에요. 전 바보였거든요. 바보였으니까 그렇게 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
고 있었겠지만 요.
“ 그 치만, 넌 등에 아주 못생긴 걸 달고 다니는걸! 그래도 행복해? ”
주혁이의 표정이 어두워지기를 내심 기대하던 저의 희망과는 달리 주혁이는 여전히 그 예
쁜 미소를 지을 뿐이었어요.
“ 사람들은 내 등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
“ 뭐가 들었는데...? ”
“ 응, 내 등속엔 날개가 들어있어. ”
“ 날개? ”
“ 응. 하얗고 아주 예쁜 날개야. 내가 조금만 더 크면 등속에서 날개가 나오는 거지. ”
바보 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전 어느새 주혁이의 이야기 속에 빠져버렸던 모양이
에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주혁이의 말을 굳게 믿게 되어버렸죠. 그래서 조금은 무섭기도 했
어요. 주혁이가 어느 날 갑자기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가 버린다면, 또다시 저 혼자 남게
되어버릴 테니까. 하지만 또 한편으론 주혁이의 등에서 꼭 날개가 펼쳐져 나오기만을 기도
하고 또 기도했답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아마 제 기도를 들으셨던 모양이에요. 그 날 밤 전 참 이상한 꿈을 꾸었
습니다. 꿈속에 주혁이가 나타났어요. 저에게 몇 소절의 노래를 불러주더니 갑자기 웅크리고
눕더군요. 그리고 등속에서 주혁이가 말했던 그 하얗고 이쁜 날개가 펼쳐져 나오는 것이었
어요. 전 너무나 하얗고 너무나 이쁜 그 날개를 감히 만질 생각도 못한 채 활홀한 표정으로
바라만 보고 있었죠.
“ 어때? 서이야. 아주 예쁘지? “
“ 으응. ”
“ 너에게 꼭 날개를 보여주고 싶어서 왔어. 너에게만은 꼭 이 날개를 보여주고 싶었어.
”
“ 고.. 고마워... 날개... 예뻐. “
주혁이는 아주 예쁜 미소를 저에게 지어주었어요. 꿈속에서 보았지만 평생 잊지 못할 그
미소 그리고 잠시 후 주혁이는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전 주혁이가 제 곁을 떠나간다
는데 전혀 슬프거나 섭섭하지 않았어요. ‘ 넌 정말 행복한 아이구나. 잘됐어. ’
그렇게 잠에서 깨어났죠.
어둠 속에 어설프게 보이는 시계를 보니 우연하게도 제가 늘 일어나던 그 새벽 그 시간이
었어요. 전 침대에서 억지로 몸을 일으켜 겨우 휠체어에 올라탔죠. 하지만 이상하게... 노랫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어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창문을 여는데, 온 세상이 아주 하얗게 변해 있었어요. 아주 하얗
게. 꿈속에 주혁이, 내가 사랑한 천사의 날개처럼. 그리고 창문 밑엔 밤새도록 눈을 맞은 것
인지 몸이 눈사람처럼 하얗게 되버린 주혁이가 웃으며 잠들어 있었답니다. 주혁이, 아니 나
의 천사는 참 행복했던 모양이에요. 하얀 날개를 달고, 하얀 눈이 내리는 날 하늘로 올라갔
으니 말이죠.
천사를 만나게되면 제 안부를 좀 전해주시겠어요?
서이는 잘 있다고. 그렇게 꼭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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