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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동화 많이 보여주세요
엄마는 나한테 신경도 안 쓰잖아(=1=)

     날짜 : 2003년 09월 27일 (토) 8:06:30 오후     조회 : 2792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라. 엄마 오늘 친목회 있으니까 끝나면 가게로 오구."
"알았어."


오늘은 엄마가 친목회가 있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죠. 엄마 가게로 가야 합니다.
나는 엄마 가게가 싫습니다.
술집이 아닌데도 매일 분홍색 반짝거리는 립스틱을 바르고 웃으면서
레스토랑에 가니까요.
TV에서 광고하는 젋어지는 화장품, 립스틱이라면 몇만 원이라도 사면서
내가 사달라는 예쁜 옷들은 모두 비싸다면서 그만 두라고 핀잔을 주죠.
요즘 백화점에서 70% 세일하는 것을 뻔히 알고있는데도 거짓말을 합니다.

"야, 수학숙제 걷으래. 빨랑 내놔."
"아직 못 했는데. 이십삼 쪽까지밖에 못 풀었어."
"뭐야, 빨랑 해서 내. 야! 수학책 이십육 쪽 펴서 나한테 내!"

아침부터 교실 안이 술렁댑니다.
잠깐 도서실에 갔다왔더니 그새 수학숙제를 걷네요.
오늘은 대분수 나누기 자연수를 배우는 날인데.
아쉽게도 한달에 한번 있는 숙제검사 날입니다.

"야, 수익 십오 쪽 삼 번 답 뭐야?"
"니가 한번 풀어봐. 이따가 가르쳐 줄게."
"치. 자기도 모르니까. 야, 김경호 . . ."


내 짝꿍 수연이.
새침데기에다가 공부도 못합니다.
지난 번에 본 1학기말 수학 평가에서는 삼십오 점을 받아서 꼴찌를 한 주제에
입을 삐쭉대는 걸 보면 꼭 잘난 체 하는 모범생 같습니다.




"Hello, everyone?'
"Hi, Johnathan!"

매주 화요일에 있는 잉글리쉬 존 수업이 있습니다.
조나단이 들어오자 아이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어요.
조나단이 카드놀이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난 원카드 ~ "
"Hey! Don't speak Korean in English zone!"
"뭐래?"
"한국말 쓰지 말래, 멍청아."


정말 이 바보같은 아이들하고 수업을 하려면 피곤합니다.
영어를 몰라도 너무 모르죠.


일곱 살 때부터 열 한 살 때까지 캐나다에서 산 나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물론 그 유학기간이 엄마가 나에게 해 준 마지막 사치였지만요..
유학에서 돌아오자 엄마는 전에 있던 의상실 대신 레스토랑을 차렸고
손님들이 바삐 드나들자 엄마도 자연히 따라 바빠졌습니다.
그 때부터 나에게는 일절 옷이나 물건을 사주지 않았죠.

일주일에 사천원인 용돈으로 사고싶은 물건을 사야 했습니다.
학원 책값도 학교 회비도 모두 한 달씩은 지나야 돈이 모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돈 백 원에 벌벌 떠는 소문난 짠순이로 탈바꿈해버렸어요.


"장희수! 오늘 같이 시내 나갈래?"

웬일로 부잣집 공주님인 김윤경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보나마나 샤넬이니 구찌니 잘 알지도 못하는 명품 브랜드를 혀까지 또로록
굴려가며 자랑하러 다니려는 거겠죠.

"됐어, 돈 없어."
"내가 한 턱..."
"나 오늘 가족모임 있어."

휴.
엉겁결에 가족모임이 있다고 둘러대긴 했지만.
걱정입니다.
오늘 오후는 영어학원도 속셈학원도 안 가는데.
어디서 어떻게 시간을 때우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어머! 희수 큰 것 좀 봐. 키 몇이니?"
"백오십삼이요,"
"영후보다 더 크네. 어머머, 볼좀 봐, 그래, 가서 놀아라."
"네."

하나같이 빨간 립스틱을 바른 아줌마들.
꼭 일본의 연극 가네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얼굴에는 흰빛이 도는
화장을 했습니다.
이런 말 하면 실례지만 꼭 허옇게 얼굴이 뜬 병자 같습니다.












TV를 보던 나는 금방 질려버렸습니다.
섹시 댄스의 진수니 뭐니 하면서 허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춤추는 여자 가수들.
터프 가이라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드라마.
리얼버라이어티 모험어드벤쳐라고 하는 오락 프로그램.
입술을 붙이고 키스하는 영화 속의 사람들.


모두가 오버이고 과장이잖아요.


어쩔 수 없이 비상금 오천 원으로 피씨방에 가기로 했습니다.
오천 원이면 다섯 시간은 할 수 있는 돈입니다.
지금 두 시 삼십 분이고 엄마는 아홉 시에 오시니까.
일곱 시 삼십 분 까지만 해도 되겠죠.









"다섯 시간이요"

피씨방 의자에 앉자 훅 하고 역한 냄새가 풍겼습니다.
담배 냄새였습니다.
혹시나 속의 티셔츠에 배일 까봐 두꺼운 점퍼를 입고 나왔는데
별 소용이 없는 거 같습니다.

"Love ‥ 나를 바라봐 ‥ 그대‥사랑‥"

노래를 들어도 다 똑같은 내용이라서 지루합니다.
할 수 없이 온라인 게임을 켜놓고 정신없이 마우스를 움직여 댔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 새 일곱 시 이십육 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초급이던 게임계급이 고급으로 올라 있었죠.
내가 얼마나 많이 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터벅터벅 걸어 집에 오니 난리가 나 있었습니다.
불은 몽땅 켜져 있고 엄마는 정신없이 뭔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뭐 해?"
"..."

엄마는 대답도 않고 서랍장이며 장롱을 미친 듯 뒤졌습니다.

"뭐 하냐구."
"‥이 기집애가!"


















철썩.
















































































엄마가 내 따귀를 떄렸습니다.
잠시 동안 방 안에 정적이 흘렀습니다.

"니가 엄마 친목회비 가져갔지! 삼만육천 원 어디갔어 이년아!"

삼만 육천 원?
그러고 보니 어제 사촌오빠가 잠깐 집에 들렀다가 학원비 얘길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삼만육천 원이랬죠.


설마 형주 오빠가 그런 건 아닐까요?
하지만 난 차마 그 사실을 입밖에 낼 수 없었습니다.
형주 오빠는 팔대독자니까요.
공부도 잘 하고 인기도 많고 잘 생겼습니다.

그런 오빠가 설마 도둑질을 했겠어요?
하지만 나는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지갑에서 오천 원을 꺼내 오락 몇 판(솔직히 말하자면 오십 판은 넘습니다) 한 죄밖에 없는데 내가 왜 벌을 받아야 하죠?

"빨리 말하지 못해?"

그 동안 거실에는 엄마의 쨍한 목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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